Posted on 2011. 06. 16.


영화 ‘롤리타(Lolita)’를 보고

 

 

 

 

 

 

대학생 기자 김 가 영

 

 

 

 

 

롤리타 신드롬[Lolita Syndrome] - 미성숙한 소녀에 대해 정서적 동경이나 성적 집착을 가지는 현상.
 처음 이 단어를 들었을 때 첫 느낌을 한단어로 표현하자면 ‘불쾌함’이었다. 중년 남성들이 소녀시대와 같은 많은 걸 그룹들을 하나의 상품으로 보고, 소녀들만이 가지고 있는 순수함과 나이답지 않은 성숙미, 섹시함이라는 특징을 모두가진 10대 소녀들에게 성적 매력을 느껴 우리사회에 ‘롤리타 신드롬’을 불러일으켰다는 생각밖에는 들지 않았다. 이 불편한 주제를 영화화한 ‘롤리타’를 보게 되었다.

 영화 「롤리타」는 블라디미르 나보코프의 소설 <롤리타 - 한 백인 홀아비의 고백>을 원작으로 영화화된 작품이다. 소설 <롤리타>는 1955년 프랑스에서 발간되었지만 당시 너무 파격적이고 비도덕적인 주제를 다루었기 때문에 출간이 금지되어 몇 년이 지난 후에야 발행되기 시작되었다고 한다. 이는 1962년 스탠리 큐브릭 감독에 의해 처음 영화화되었고, 35년이 지난 1997년, 애드리안 라인 감독에 의해 다시 영화화되었다.
 47세 불문학 교수 험버트, 그는 대학 강의차 미국에 머물게 되어 한 미망인의 집에서 머물게 된다. 하지만 다른 곳으로 가려 했던 험버트는 한 소녀를 보고 마음의 결정을 바꾼다. 그 소녀는 다름 아닌 미망인의 딸 롤리타. 잔디밭에 젖은 몸으로 누워 그를 보고 환히 웃는 롤리타를 본 그는 어린 시절 병으로 죽었던 첫사랑의 환영이라도 본 듯, 어린 소녀에게 한눈에 반하게 된다.
 영화 초반, 어린 14살 소녀를 보고 반한 험버트가 그녀의 일거수일투족을 몰래 바라보며 관찰하고 있는 사실이 매우 불쾌했다. 로에 대한 감정이 점점 커진 그는 결국 로의 엄마와 결혼이라는 선택까지 하게 된다. 하지만 그의 비밀을 알아버린 그녀는 결국 교통사고로 사망하게 되고, 이는 로와 험버트가 함께 여행을 다니며 사랑을 하게 되는 계기가 된다.

 이 영화의 초점은 소녀를 사랑한, 소녀에게 성적 감정을 느낀다는 파격적이고도 약간은 불편한 주제를 가지고 있지만, 영화는 전혀 성적이거나 에로틱한 요소가 없었다. 가끔 비춰주는 로의 발이 전부였다. 처음에는 왜 자꾸 소녀의 발을 비추어주는지 감독의 의도가 궁금했다. 짐작해 보건데 감독은 불편한 주제로 인해 자칫하면 삼류 저질영화로 추락할 수 있는 내용을 소녀이미지를 부정적으로 깎지 않는 선에서 소녀의 신체의 일부인 발을 화면에 비추어줌으로서 거부감 없이 조심스럽게 묘사한 것이 아닐까 싶다.
 또한 이 영화의 독특한 점 중 하나는 ‘로’의 이미지 표현 방법이었다. 로의 교정기와 그녀가 지속적으로 바르는 짙은 빨간색 립스틱. 영화 속에서 로는 지속적으로 교정기로 장난을 치고, 나이에 맞지 않는 짙은 빨간색 립스틱을 바르곤 한다. 아마도 조숙한 10대 소녀의 이미지를 신비스럽고 매혹적이게 표현하려는 감독의 의도가 아니었을까 생각해 보았다.

 이 영화를 보기 전에는 단순히 중년 남성이 10대의 어린 소녀를 좋아한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기분이 이상하고 불쾌했다. 하지만 영화 후반으로 갈수록 그 생각에 변화가 왔다. 아니, 오히려 그의 사랑에 연민을 느끼게 되었고, 소녀보다 험버트의 입장에 서있는 나를 볼 수 있었다.
 많은 비판을 받을 수 있는 불편한 주제였지만, 영화를 보고 난 후에는 오히려 한 남자의 가슴 아픈 사랑 이야기를 본 것 같아서 영화를 보고 난 후에도 오랜 여운이 남았다. 생각지 못했던 영화를 보고 무엇인가를 느끼게 된 것 같다.
 혹자는 그를 소녀에 대한 한 중년 남자의 병적인 집착과 욕망이라 할 수 있겠지만, 이 영화를 보고나면 과연 험버트의 금지된 사랑에 돌을 던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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