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11. 06. 24.
해외 카드 수수료 분쟁, 국민적 관심사다
전 창 진 기자
점점 더 편리해지기만 하는 세상에서 이따금 당황 할 때가 있다. 여느 때처럼 버스를 타거나 물건을 구입할 때 카드에 이상이 생겨 결제가 안 될 때나 목이 말라 자판기에서 음료수를 뽑아 마시려 지갑을 열었더니 카드만 있고 현금이 하나도 없을 때도 아마 이런 상황 중에 하나일 것이다.
이렇듯 카드는 이미 현금의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하게 할 만큼 우리 생활에 깊숙이 들어와 있는 존재이자 필수품이 되어버렸다. 필수품이라는 의미가 지닌 경제적 가치를 생각해 보면 경쟁이 있을 수 밖에 없을 것인데 얼마 전 해외에서 사용한 카드의 수수료 문제와 관련해서 비씨카드와 비자카드가 다시 충돌했다. 양측의 갈등의 양상을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2006년 이후부터 비자카드는 국내 카드사들에게 계속해서 수수료를 인상해 왔고 거듭되는 이러한 인상에 국내카드사들은 불만이 쌓이기 시작했다. 불만이 계속 쌓여가던 상황에서 비자카드가 지난 2009년 국내 카드사에게 비자카드의 국제카드 수수료를 인상한다는 공문을 보냈고 여기에 비씨카드가 국내 카드사들을 대표해서 비자카드의 수수료 인상을 저지하기 위해 비자카드의 발급을 전면 보류하겠다고 선언했다. 아마도 비씨카드가 국내 카드사들이 출자해서 설립된 회사이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당시에 여론의 호응을 이끌어 내는데 성공한 비씨카드였지만 그 결과는 여론에 미치지 못했다. 비자카드가 해외 카드 수수료율을 1.0%에서 1.2%로 인상하려던 계획을 철회했지만 국내 카드이용 수수료율은 계획대로 0.03%에서 0.04%로 인상에 성공했기 때문이었다.
이렇게 지난 2009년 이미 한 차례 충돌 이 후 표면적으로 갈등이 봉합된 것처럼 보였던 양측의 이번 충돌은 국내 브랜드인 비씨카드가 더 이상은 글로벌 브랜드인 비자카드의 수수료 정책에 휘둘리지 않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취하면서 촉발되었다.
먼저 비씨카드는 지난 16일 국제카드 수수료 문제와 관련해 비자카드를 불공정거래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키로 했다. 비씨카드측은 개별 시장, 국가별 파워, 발급사 또는 매입사의 시장지위에 따라 비자카드가 규정을 차별 적용해 과도한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다고 제소의 이유를 언론을 통해 밝혔다. 이러한 사태는 비자카드가 비씨카드에 위약금을 물게 한 것에서 시작되었다. 비자카드측은 비씨카드가 자사의 글로벌 결제네트워크인 ‘비자넷(VisaNet)’을 사용하지 않고 미국 스타(STAR)사와 중국 은련과 구축한 전용선을 이용해 정산 처리했다며 위약금 명목으로 10만달러를 인출했는데 이에 대해 비씨카드측은 비씨카드는 미국 스타사와 전용선을 통해 비자넷의 23%에 불과한 비용으로 ATM거래를 했고 은련 전용선을 통해 중국회원들이 지급하던 1%의 국제카드수수료도 없애 버렸다고 말하며 이에 대해 비자카드가 비자국제운영규정을 어겼다는 이유로 위약금 명목의 10만달러를 일방적으로 인출해 간 것은 옳지 않은 행위라고 언론을 통해 불만을 표현했다고 한다.
비자카드는 이것은 이미 15년 이상 운영된 비자국제운영규정에 따른 정당한 행위라고 반박하며 비씨카드를 비롯한 많은 카드사들도 비자넷을 통해서 원활한 거래를 지원하고 정해진 규정을 준수하기로 이전부터 약속된 사항이라 언급했다.
그러나 비씨카드를 포함한 국내 카드사들은 다른 곳과 비교해 한국시장이 차별받고 있다고 성토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갈등이 쉽사리 해결될 것 같지 않아 보인다.
편리하고자 사용하게 된 카드인데 그 안을 드려다 보면 마냥 편한 것만은 아닌 것 같다.
사용자의 비용과도 관련된 사항인지라 그 해결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