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11. 07. 27.
奇蹟(기적)과 演習(연습)
김 세 현
행정학박사 / 호원대겸임교수
기적이란 어떤 일이 상식적으로는 납득이 가지 않는 결과를 빚었을 때 그것을 두고 하는 말이다. 예컨대 산에서 조난당했으나 기적적으로 목숨을 구하거나, 비행기 추락에서 살아나고 매몰된 건물에서 목숨을 건지는 등 마치 神(신)이 그 사람을 보호하는 것처럼 목숨을 부지하는 사건에 기적이라는 말을 자주 쓰고 있다.
그런 기적이라는 말이 요즘은 스포츠나 연예계를 비롯해 우리나라 곳곳에서 쓰이고 있으며 웬만한 일쯤은 기적의 축에도 끼질 못할 만큼 많은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반기문은 유엔사무총장에 두 번이나 올랐으며, 일본의 소니와 노키아를 삼성이 따라 잡았고 도요타나 닛산을 현대기아차가 뛰어넘어 세계인을 놀라게 했으며, 박세리는 골프에서, 김연아는 피겨스케이팅에서, 박태환은 수영에서 기적을 이뤄내 우리 국민에게 꿈과 희망을 안겨주었다.
그밖에 요즘 각종 기적의 오디션에서 무명의 일반인들이 그 끼를 발산해 스타대열에 합류하고, 한류는 일본과 동남아를 넘어 유럽까지 진출하는 믿지 못할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이런 일련의 일들이 어찌 기적이라고만 볼 수 있겠는가? 일제 36년과 해방이후의 6.25동란을 겪은 지 불과 반세기만에 세계인들을 놀라게 하는 일들이 반복해서 일어나는 것을 단순히 잠깐의 기적이라고 말할 수 있겠는가? 그렇지 않다. 이는 믿기 어려운 기적이라기보다는 수많은 훈련과 연습, 그리고 하면 된다는 자신감에서 부단한 노력을 해온 결과인 것이다.
기적은 그리 오래가지 않고 자주 발생하는 것도 아니며 감동의 순간도 잠깐이다. 그러나 각고의 끈기와 노력이 동반되는 훈련이나 연습에서 나오는 결과를 보고 느낀 감동은 오랫동안 뇌리에 남아 인생의 기로를 결정하는 중요한 멘토가 되는 것이다.
기적은 누구에게나 올 수 있지만 성공은 아무에게나 오는 것이 아니다. 성공의 기준을 딱히 정할 수는 없겠지만 “이만하면 됐다”고 스스로 만족하거나 “저 사람을 닮고 싶다”는 사람들이 많으면 성공한 삶이 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대한민국은 이제 기적의 한계에서 벗어나 성실한 국민성, 꾸준히 노력하며 자만하지 않고 협동하는 자세를 세계인에게 보여주어야 한다. 우리가 일구고 있는 것들이 기적이 아니라 우리 국민의 노력의 산물이라는 것을 그들에게 보여야 한다.
그리고 경계해야 한다. 세계인들이 우리 대한민국을 서서히 견제할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일군 것들이 기적이 아니라는 것을 그들이 눈치 챘을 것이기 때문이다.
삼성 그룹 이건희 회장의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꿔라”라는 말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 바꾸지 않으면 뒤쳐진다. 바꾸려고 한다는 것은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다른 것을 생각하고 있다는 뜻이다. 남을 비판하기 보다는 남의 잘됨을 축복하고 그보다 더 나은 사람이 되려고 끈임 없이 노력하는 자세, 그것이 천 번의 기적보다 나은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