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11. 08. 12.


대리 봉사, 누구를 위한 봉사활동인가?

 

 

 

 

 

 

 

대학생 기자 김 가 영

 

 

 

 

 

 

 

 얼마 전, 매우 충격적인 기사 제목을 보았다. “얘야 학원 가렴, 엄마가 너 대신 봉사활동 갈게."
 중고등학생이라면 학교 재학 시절 누구나 기본적으로 이수해야 할 봉사활동 시간이 있다. 현 교육과정에서 중학생은 연간 18~20시간(교내 봉사 10시간, 개인 봉사 8~10시간), 고등학생은 3년간 60시간 봉사 활동을 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시험 성적처럼 기재되는 것은 아니지만, 비교과 영역으로 학교 생활기록부에 기재되기 때문에 특목고 등의 고등학교 입시, 대학교 입시에서 평가 요소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충격적이었던 기사제목처럼, 요즘 들어 이러한 권장 봉사활동 시간 이수에서 문제점이 속속들이 드러나고 있다고 한다. 방학 기간 중 열심히 봉사활동을 하고 시간을 이수하는 학생들이 있는 반면, 일부에서는 부모가 학생의 봉사활동 시간을 대신 채워주는, 일명 ‘대리 봉사’가 성행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복지관이나 종교 단체 봉사활동 등에서 학부모가 대신 봉사를 한 후 담당자에게 부탁해 자녀의 이름으로 봉사활동 확인서를 받는다고 한다.
 왜 그렇게 까지 해야 할까? 학생들, 학부모들의 핑계는 간단했다. 봉사활동 시간이 입시에 중요한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에 고등학교, 혹은 대학 입시를 앞두고 시간에 쫓기고 있는 자녀를 대신해 봉사활동 시간을 대신 채워준다는 것이다.
 이러한 대리봉사 성행으로 인해 현 교육부의 권장 봉사 취지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문제점도 있지만, 이러한 대리봉사로 인해 실제 지역사회를 위해 열심히 봉사하고 시간을 이수하고 있는 학생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점 또한 큰 문제점이다.

 처음엔 의무로 채워야 하는 봉사활동 시간 수로 인해 ‘대리 봉사’ 등의 유혹에 빠질 수 있다. 필자 또한 중고등학교 당시 의무 봉사활동 시간을 채워야 한다는 사실이 매우 싫었었다. 하지만 막상 여러 단체에 방문해 봉사활동을 하면 할수록 색다른 기분을 느낄 수 있었고, 누군가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 수 있다는 생각에 보람찼었던 것 같다.
 교육과정에 일정량의 권장 봉사활동이 들어간 데에는 분명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 취지에 맞지 않는 일들이 성행하고 있어 안타까울 따름이다. 대리봉사를 했던 학부모, 그 자녀들은 반성하고 직접 나서 봉사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으면 좋겠다. 이번 일로 대리 봉사자들 뿐 아니라 여러 기관 및 단체들 또한 그 비난을 피하지는 못할 것이다.
대리봉사를 엄격히 금지하고, 각 기관 및 단체가 대리 봉사자에게 봉사활동 확인서를 발급 할 시 벌금을 물게 하는 등 법적으로 막아야 한다고 본다.
 이들 뿐 아니라, 입시를 관리하는 입학 처에서도 진위여부를 가리기 위한 대안이 마련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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