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11. 08. 24.
산으로 가는 여성부
김 가 영 대학생기자
여성가족부 음반심의위원회는 지난 16일 청소년보호위원회의 심의에서 2PM의 \'핸즈업(Hands Up)\', 10cm의 \'아메리카노\', 장혜진이 부른 \'술이야\', 김조한이 부른 \'취중진담\' 등을 청소년유해물로 판정했다. 노래 가사가 이성간의 건전한 교제와 만남을 왜곡하고 있으며, 노래가사에 술과 담배가 지속적으로 노출되기 때문에 위의 곡들을 유해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위의 곡들은 청소년 보호시간대인 오전 7시부터 오후 10시까지의 방송이 금지되고 인터넷상에서도 성인 인증을 받아야 곡을 다운로드할 수 있다.
청소년 보호를 위해 이와 같은 결정을 내렸다지만 이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의 반응은 냉소적이다. 이미 방송활동과 CF로 충분히 알려진 곡이 대부분이고, 원곡이 발매된 지 무려 15년이 된 곡도 포함되어있기 때문에 이 곡들을 이제 와서 규제하는 이유를 납득할 수 없다는 것이다. 예전보다 음반에 술이나 담배, 성적 노출이 잦아진 것은 사실이나 청소년 유해물 판정을 내리는 기준이 너무 애매하지 않은가 생각된다.
여성부 폐지를 위한 사이트가 존재할 정도로 예전부터 여성부는 많은 관심과 동시에 비판을 샀다. 이번 음반판정을 계기로 여성부는 또 한 번 많은 사람들의 질타를 피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여성부의 영어명칭은 Ministry of Gender Equality(성 평등부)로, 여성부는 여성정책을 기획 종합하고, 여성의 인적자원을 개발하며, 가정폭력 성폭력 방지 및 피해자 보호, 남녀차별의 금지 등 여성의 권익향상과 남녀평등사회를 이루기 위해 2001년 신설된 중앙행정기관이다.
우리나라 일부에는 아직 과거 남아선호사상과 가부장적인 태도가 남아있기 때문에, 이를 막아 차별받고 피해를 받고 있는 여성의 권리를 보호해 주자는 좋은 목적에서 여성부가 처음 설립된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정작 여성부의 활동을 보면 이게 과연 여성을 위한 것인지 의문이다.
예전에도 한 과자가 여성의 성기모양을, 한 자동차 헤드라이트가 남성의 성기를 연상시킬 수 있다는 억지스럽고 황당한 주장으로 인해 논란이 된 적이 있다. 이 뿐 아니라 여성부 직원들의 회식비와 가족 경조사비용으로 14억 원을 지출, 여성부장관 화분구입으로 1570만원 지출했다는 것도 충격이 아닐 수 없다. 물론 여성부 뿐 아니라 세금을 헛되게 사용하는 부서가 많은 것은 사실이라 모든 비판을 여성부에게만 돌릴 순 없을 것이다. 하지만 여성의 권리를 찾아준다며 항상 당당하던 여성부의 지출내역을 보면, 여성의 권리를 찾아주기는커녕 자신들만의 편익을 위해 돈을 낭비하고 있다는 의구심이 든다.
보다 더 진일보한 사고를 가진, 또 그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여성부로 다시 탄생하기 위해서는 여성 대 남성이 아닌 인간 대 인간인 커다란 틀에서 대결 아닌 대결 구도를 만드는 것이 미래를 위한 여성부의 할 일이 아닌가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