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11. 09. 29.
여성시대
김 세 현
행정학박사 / 호원대겸임교수
지금 우리사회의 곳곳이 병들어 있다. 정치인과 관료들의 부정부패뿐만 아니라 일반 사기업에도 부패가 만연되어 있다. 이명박 정권 주변 인물들이 줄줄이 구속되는가 하면 각종 부패스캔들이 연일 뉴스거리며 내년 총선을 앞둔 정치인들은 정치에 대한 불신으로 인해 전전긍긍이다.
그래서일까? 요즘 여성 정치인들의 활약이 돋보인다.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서는 박영선의원이, 한나라당은 나경원의원이 확정적이라고 전해진다. 세상 참 많이 달라졌다. 불과 4년 전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대통령 후보로 나왔을 때는 “여자가 무슨 대통령이냐 아직 때가 이르다”고 들었던 것 같은데 이젠 대권 길목이라는 서울시장 후보에 양당의 대표로 여성후보가 당당히 나섰으니 앞으로 여성이 정치 전면에 나서 화가 많이 나있는 민심을 얼마나 달래줄지 기대되기도 한다.
양당의 지도부나 국회의원들이 여성 후보를 전격 서울시장후보로 내세우는 것에는 여러 가지 의미가 담겨져 있을 것이다. 한나라당에는 대세론을 앞세운 박근혜의원이 떡 버티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 의하면 우리 국민은 정권이 교체되어야 한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근혜 한나라당의원이 정권교체의 적임자라는 것은 아마 박전대표가 초지일관 이명박 대통령과 거리를 두고 있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따라서 한나라당 입장에서는 서울시장 후보에 나경원 의원이 나서 여성정치인들의 역량을 보여주어 여성이 남성보다 훨씬 부정부패에 초연하다는 것을 보여주어 자연스럽게 박근혜 전대표의 위상을 세우려고 하는 것으로 보인다.
반면 민주당 지도부는 여성후보를 서울시장으로 내세워 나의원이나 박의원 누가되든 “서울시장을 여성이 하고 있으니 대통령은 남성이 해야 하지 않느냐”는 계산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물론 필자가 쓰는 소설에 불과하지만 필자는 대학에서 강의하면서 오래전부터 여성시대 즉 모계사회가 곧 올 것이라고 예견해 왔다.
서울시장이나 대통령을 여성이 한다고 여성시대라고 하는 것은 다소 무리한 주장일지 모른다. 그러나 우리사회는 가부장적 남성 우월주의가 점점 쇠퇴하고 이미 상당 부분 여성의 지위가 높아져 있으며 이혼율의 증가 및 남성들의 가사 분담, 그리고 TV 프로그램의 획기적 변화에서도 그 징후를 느낄 수 있다.
한때 남성들의 전유물이던 정치계에 여성들의 파워가 등장하는 것은 부정부패와 무관치 않다. 흔히 술과 여자를 함께하는 접대문화에 익숙한 남자들의 세계에 여성들의 등장은 새로운 문화를 요구하는 국민적공감대와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앞세운 여성들의 리더십이 함께했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본격적인 여성시대가 오기 전에 실험대에 오른 나경원 후보와 박영선 후보의 멋진 대결이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이 두 여성의 멋진 대결이 우리 대한민국의 정당정치를 확 바꾸고 국민들로부터 사랑받는 정당으로 탈바꿈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믿기 때문이다.
아무튼 이번 서울시장 선거가 시민단체 출신보다는 양당의 여성후보들이 후보가 되어 위기에 처한 대한민국의 정당정치를 구하고 나라에 만연한 부정부패의 끈을 끊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