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11. 10. 21.


학벌사회 거부하려 자퇴 선택한 서울대생

 

 

 

 

 

 

김 가 영 대학생기자

 

 

 

 

 잊을 만하면 카이스트, 한국예술종합학교 등 여러 대학교에서 학업 스트레스 및 성적 비관으로 학생들이 잇단 자살해 이슈가 되곤 한다. 하지만 이번에는 ‘자살’이 아닌 ‘자퇴’한 어느 대학생이 많은 사람의 이목을 샀다. 며칠 전, 한 서울대생이 대학 서열 체제와 입시 위주의 교육을 비판하며 자퇴 선언을 한 것이다. 지난해 3월에도 한 고려대생 또한 비슷한 이유로 자퇴한 바 있었지만 이번에는 대한민국 최고의 대학에서 자퇴한 만큼, 신문 1면에 실릴 정도로 큰 이슈가 되었다.
 얼마 전 ‘저번 주에 자퇴서를 냈는데..’라는 제목의 대자보를 붙인 뒤 자퇴한 유씨는 고등학교 당시부터 청소년인권 문제와 입시위주의 교육, 학벌 문제에 대해 고민해왔다고 한다. 그래서 부모님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많은 고민 끝에 ‘자퇴’라는 길을 선택한 것이다. 하지만 나는 그녀의 선택이 옳았다고 보지 않는다. 오히려 이중적인 선택이 아니었나 생각했다.
 그녀는 서울대생으로서, 서울대생 졸업생으로서 누릴 수 있는 학벌의 혜택을 거부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자퇴를 고민해왔다고 했다. 그렇다면, 고등학교 때부터 여러 운동을 통해 이를 거부하던 학생이 왜 굳이 대한민국 최고의 대학에 입학하려했던 것일까? 입시위주의 공부와 학벌사회를 거부하는 운동을 했다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녀는 대한민국 최고의 대학에 입학한 서울대생이었다. 그녀가 현재 펼치고 있는 주장은 굳이 서울대학을 입학했다 자퇴하는 아이러니한 결정을 내리지 않아도 충분히 펼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그녀는 대학 등록금 문제 또한 서열화 및 초과수요 문제와 깊은 인과관계가 있다며 이에 문제를 제기했다. 하지만 등록금과 대학 서열화 및 초과수요와 인과관계가 있는지 또한 의문이다. 현재, 2011년 3월 2일 기준 자치단체별 소재 대학 수는 347개로 이는 절대 적은 수치가 아니라 생각한다. 대학 정원이 미달되는 대학교도 존재하는 것으로 봐서 대학의 수가 적어, 대학에 대한 초과수요로 인해 대학 등록금이 높아지고 있다는 주장은 옳지 않다고 본다. 또한, 대학의 수준이 서열화 되었다고 해서 서열이 높은 대학의 등록금이 더 높다고 볼 수도 없다. 그렇다면 서울대학교의 등록금이 가장 비싸야 정상이 아닌가.
 필자 또한 우리나라의 입시제도와 대학 등록금 문제에는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비이상적으로 치솟는 대학 등록금 뿐 아니라, 초등학생 심지어 유치원생부터 입시에 시달리는 학벌위주의 사회, 이것이 과연 올바르게 나아가고 있는 길인지 의문이 들 때가 많다. 사회제도가 어느정도 변화되어야 하는 것은 사실이나, 유씨는 너무 대책 없는 선택을 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뿌리박힌 사회체제를 거부한다는 이유만으로 무작정 ‘자퇴’라는 방법을 결정해서 지금 당장 얻을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때로는 사회 구조에 적응할 줄 아는 자세도 필요하다고 본다. 개혁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면 본인이 그 중심에 선 후, 그 틀을 깰 수 있는 능력을 갖추면 되지 않은가 묻고 싶다. 대책 없는 ‘자퇴’보다는 어떤 위치에서든지 최선을 다해 성공을 거둔 후, 사회제도에 적응해 나갈 것인지 이에 거부해 개혁할 것인지 선택하는 것이 올바르지 않을까 생각된다.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