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11. 11. 03.
選擧戰(선거전)
김 세 현
행정학박사 / 호원대겸임교수
선거는 전쟁이다. 승자독식이기 때문에 마치 전쟁을 치르듯 죽기 아니면 살기로 싸우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상대를 이길 수만 있다면 표를 가진 사람을 선거운동본부에 앉혀 표를 구걸하고 온갖 네거티브를 총동원해 상대방을 흠집 내려고 한다. 오로지 이겨야 한다는 일념만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어느 교회의 목사는 특정후보를 사탄과 마귀로 지칭해 말썽이 나고 있다.
이러다보니 시민만 괴롭다. 평소 꽤나 괜찮은 사람이라고 여겼던 사람의 허물이 하나둘씩 튀어 나올 때마다 안타까움을 넘어 실망과 한숨만 나온다. 물론 사실인 것도 있고 사실과 다른 인신공격성 내용도 있겠지만 선거에 출마하지 않았으면 모르고 지나갔을 내용들도 상당해보여 투표를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거리다.
또한 이번 서울시장 선거는 대권의 전초전이 되었다. 마치 국가 간의 전쟁이 세계전쟁으로 번지는 듯 이른바 박근혜 對(대) 안철수의 대리전이 되어 버렸다. 선거에 政策(정책)은 실종되고 오직 當選(당선)만 있을 뿐으로 비쳐진다.
그나마 서울시장 후보를 내고 대권 후보인 박근혜 전 대표가 나선 한나라당은 민주당보다는 사정이 나아 보인다. 민주당은 서울시장 후보도 못내 보내고 잘 못하면 내년 대선에서도 후보를 못내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질지 모르는 지경에 이르렀으며 정당의 존립 근거마저 걱정해야 할 판이다. 더구나 안철수 교수를 중심으로 하는 新黨(신당) 창당 설 까지 퍼져 이번 서울시장 선거에 박원순 후보가 당선 되어도 걱정 안 되도 걱정이다. 그야말로 싸움 한번 못해보고 손을 놓고 항복하는 꼴이다.
아무리 선거가 총성 없는 전쟁이라지만 이번 선거는 좀 심하다. 총성도 안 울렸는데 총알이 서울시민들에게 날아오고 있는 형국이다.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가 당선된다 해도 오세훈 전 시장 꼴이 날 것 같아 보여 걱정이고, 이른바 범야권 후보인 박원순 후보가 당선되어도 제반 서울시 정책의 변화와 시민운동가들의 득세로 인해 서울시민은 편하지 못할 것 같아 보이기 때문이다.
투표를 하는데 가장 중요한 인물 본위가 아니라 누가 되는 것이 덜 위험 할까를 걱정해야 하는 선거를 치러야 하는 우리 서울시민들이 안쓰럽다. 그래도 투표는 꼭 해야 한다. 내가 찍은 사람이 당선되든 다른 사람이 당선되든 시민의식을 보여줘야 하기 때문이다. 그나마 투표까지 거부하면 정치인들이 소수의 뜻에 의해 그들 마음대로 다 해먹을 수 있기 때문에 투표에 참여해서 시민의식이 살아 있음을 보여주어야 한다.
정치가 안정되는 것이 국가신인도가 높아지고 국력이 강화되는 것인데 어찌해서 우리나라는 점점 갈수록 정치가 후진되는지 안타깝다. 그나저나 당장 오늘이 투표일인데 누구를 찍어야 할지 고민이다. 누가 더 좋은 시장 감인지보다 누가 덜 나쁜 시장 감인지를 판단해야 하는 내 자신이 혼란스러울 뿐이다. 차라리 진짜 전쟁이라면 한쪽이 전멸해버리고 좋든 싫든 새로운 판이라도 짤 수 있는데 政治(정치) 戰爭(전쟁)은 그것도 아니니 이 일을 어이할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