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11. 11. 04.


팩션 사극의 역사왜곡?

 

 

 

 

 

 \'팩션\' 사극이 등장하기 시작하며 안방극장에 또 한 번 사극열풍이 불기 시작했다.
 2000년대 \'허준\'을 시작으로 \'대장금\', \'주몽\' 등 사극의 인기는 대단했다. 하지만 지난해 약간의 침체기를 겪으며 새로이 등장한 사극의 모습은 예전과는 사뭇 다른 듯 하다. 역사서를 그대로 서술하는데 그쳤던 정통 사극 대신, 팩트(fact)와 픽션(fiction)을 더한 \'팩션 사극\'으로 변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렇게 역사속의 실존인물에 작가의 상상력을 더함으로써 \'팩션 사극\'은 많은 시청자의 사랑을 받고 있다.
 최근 종영된 SBS 사극 드라마 \'공주의 남자\'는 사극 침체 속에 20%대 중반대의 시청률을 올리며 침체되었던 사극드라마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작가의 상상력을 가미해 조선시대 판 로미오와 줄리엣의 픽션드라마로 재구성했다.
 \'팩션 사극\'은 시청률의 고공행진 속 순조로운 출발을 한 듯 보이지만, 이를 바라보는 시선이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허구적 요소를 가미할 때, 때로 역사를 지나치게 왜곡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SBS \'뿌리깊은 나무\'에서는 한글을 창제한 세종대왕을 욕쟁이 왕으로 표현함으로서 그 위대한 업적을 왜곡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한류열풍으로 인해 한류 드라마가 세계 곳곳으로 수출되고 있는 마당에, 위대한 업적을 가진 왕을 자칫 조롱의 대상이 될 수 있는 캐릭터로 만듦으로서 역사를 왜곡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비판 속에서도 \'팩션 사극\'의 영향력은 무시할 수 없다.
 역사 속에서 잊힐 수 있던 인물을 드라마 속으로 끌어들여 전 국민이 그 이름을 다 기억하게 할 수 있는 정도의 영향력을 지니고 있지 않은가. 평균 시청률 41.6%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2003년작 \'대장금\' 역시 역사서에 한 줄로 기록되었던 인물을 허구적 요소를 가미해 \'장금이\'를 조선 최고의 요리사로 만들었다.
 팩션 사극은 말 그대로 극일뿐이다. 역사를 있는 그대로 재연하라 요구하는 것은 역사 다큐멘터리 같은 시사프로그램을 찍으라는 것이 아닌가 싶다.
 오히려 역사에 관심이 없던 사람을 역사의 매력 속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아닌가 생각한다. 시청자는 더 이상 드라마를 시청하고 그 사실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는 바보가 아니다. 혹여 픽션이 가미되어 역사가 왜곡되었다고 해도 인터넷과 서적 등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 충분히 진실된 역사를 알 수 있다. 역사에 픽션이 가미된다고 해서 역사적 진실이 변하지는 않는다. 일본이 독도가 자기네 땅이라 우겨도 독도는 우리나라 땅인 것처럼.
 한나라의 역사를 배우는 \'국사\'가 필수과목이 아닌 선택과목이 되어가는 이 시점에서, \'팩션 사극\'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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