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11. 11. 09.
영혼은 무게는?
김 세 현
행정학박사 / 호원대겸임교수
사람의 영혼은 존재하는 것일까? 만약에 존재한다면 그 무게는 얼마나 될까? 미국의 어느 의사에 따르면 영혼의 무게는 21g이라고 한다. 사람이 죽기 직전의 체중과 죽은 후의 체중차이가 21g이기 때문에 바로 21g이 빠져 나간 영혼이라는 것이다. 영혼의 무게를 또 다른 학자는 30g, 어떤 이는 7g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영혼이라는 것이 과연 있는 것인지, 있다면 그 무게가 얼마나 되는 것인지 등등이 갑자기 궁금해지는 이유는 요즘 우리정부와 미국정부와의 FTA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달 15일 미국의회에서 연설한 내용에 대해 일부 언론이 "아무리 영혼이 없는 공무원, 영혼이 없는 대통령일지라도 이건 있을 수 없는 일", “MB 혼 담아야 할 연설문 돈 주고 자문받아?” 등등 대통령의 미국의회 연설에 대해 말들이 많다.
대통령의 대국민 연설이나 해외 순방 중의 연설은 굉장히 중요하다. 바로 국정의 지표를 말해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주가가 출렁이고 국가의 주요정책이 바뀔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대통령의 말은 신중하고 진정성이 있어야 한다는 뜻일 것이다. 물론 이대통령은 이번 미국의회 연설에서도 FTA를 반대하는 국내의 일부 여론과 야당이 있기 때문에 몇 번이고 고뇌했을 것이고, 미국 국민과 의회를 의식해서 미국회사의 자문도 받았을 수 있고, 일국의 대통령으로서 양심과 정의 그리고 국익을 위해 수많은 밤을 뜬눈으로 지새웠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언론은 영혼이 없다고 비판한다. 공무원이 가져야 하는 영혼이란 무엇인가? 바로 정의와 양심일 것이다. 일부이긴 하지만 공무원들은 나랏돈을 쌈지 돈 쓰듯 하고, 경찰과 검찰은 국민의 신뢰를 잃어가고, 정치인들은 어제한 말 다르고 오늘한 말 다르니 국록을 먹는 공무원들을 싸잡아 영혼이 없다고 비판하는 것이다.
연기자들의 혼을 담은 연기를 볼 때나 가수들이 혼신의 힘을 다해 단 3~4분의 노래를 할 때 오싹한 기분이 들 때가 가끔씩 있다. 짧은 시간이지만 소름이 돋을 정도로 감동을 받는 것이다.
이 팍팍한 세상에 나랏돈을 수백조 원에서 수천억 원을 마구 써대 빚은 늘어가고, 나라의 미래를 좌지우지 할지도 모르는 미국과의 FTA에 국회의원으로서 여당일 때 다르고 야당일 때 다르게 행동하는 가벼운 영혼을 보이고, 미국의회에서 45분 연설에 45번의 박수를 받을 정도로 훌륭한 연설을 하고도 국내에 들어와서는 영혼이 없는 대통령이라는 평이나 들으니 국민에게 웃음을 주고 감동을 주는 연예인들보다도 못하지 않는지를 스스로 반문해봐야 할 시점이다.
국민은 이제 감동도 바라지 않는다. 그저 양심만이라도 믿을 뿐이다. 영혼의 무게가 7g이든 30g이든 별 차이가 안 난다. 사실 영혼에 대해 그리 관심도 없다. 현재의 삶이 팍팍한데 죽고 나서의 영혼이 무슨 상관인가.
단지 우리 국민이 공직자에게 바라는 마음이 있다면 혼을 다해서 국가와 국민을 위하라고 까지는 바라지도 않고 그저 국민을 속이지 말고 양심과 정직으로 임하라는 것이다.
국민을 위해 말로만 혼신을 다하고, 자기의 양심을 팔아가면서 까지 입신양명을 하려는 자들의 영혼은 그 무게가 얼마나 될까? 가볍기가 7g도 안 되는 영혼들 같으니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