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11. 11. 16.


激浪(격랑)의 한국 정치

 

 

 

 

 

 

 

김 세 현

행정학박사 / 호원대겸임교수

 

 

 

 

 

 대한민국의 정치판이 수상하다. 여야를 막론하고 신당 창당설이 난무하고 있는 가운데 안철수 교수가 1500억 원 상당의 주식을 사회에 기부한다고 발표해 내년 대선구도에 파란을 예고했다.
민의의 전당인 국회에 대통령이 찾아 가는데 "된다, 안 된다"를 가지고도 시끄럽다. 한미FTA 국회통과를 위해 대통령이 야당을 설득하러 가려는 모양이다. 이 과정에 혹시 몸싸움이 일어 날 것을 염려해 어떤 여당 국회의원은 한미FTA 합의 처리를 주장하며 단식을 하고 있고 야당의 모 국회의원은 그 옆에서 백팔 배를 하는 사진이 아침 신문에 보도되고 있다.
 대통령 실장이 민주당을 방문한 자리에서 제1야당 대표는 “대통령이 국회에 빈손으로 오면 빈손으로 가야 될 것”이라고 말한다. 야당에 무슨 선물(명분)을 달라는 뜻인 것 같기도 하고, 그동안 여의도 정치 즉 국회를 경시하더니 이제 말년이 되어 급하게 되니 찾아 오냐고 비아냥거리는 소리로도 들린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안철수 교수의 지명에 의해 당선되다시피 하자 민주당은 전당대회도 못 치르고 야권통합 전당대회를 치러야 한다는 쪽과 先(선) 민주당 전당대회를 치러야 한다는 쪽 간의 일촉즉발 상황이고, 여당은 비교적 젊은 국회의원 25명이 나서 대통령의 사과와 한나라당의 쇄신을 외치고 있고 한쪽에서는 범여권 신당 說(설)이 실명이 거론되며 솔솔 피어나고 있다.
 지난번 도곡동 사저 사건 후 대통령의 권위는 더욱 땅에 떨어져 버려 정부가 추진하는 한미FTA가 얼마나 국익에 도움이 될지 계산도 해보기 전에 야당과 시민단체의 반대에 봉착했다. 이명박 서울시장 시절 부시장을 지낸 정태근 국회의원은 혹시 이 대통령의 국회 방문시 야당국회의원들이 대통령일행을 저지하게 되면 여당의원들이 나서지 않을 수 없고 이 과정에서 몸싸움은 당연하고 국회에서 싸우면 불출마하겠다고 선언했던 다수의 국회의원들이 추풍낙엽이 될 것을 염려해 여야 합의를 주장하며 단식을 하고 있고 국회의장까지 방문해 단식을 독려하는 실정이다.
 참, 여러 가지로 어수선하다. 나라 경제나 잘되어 먹고 살기나 편하면 정치인들이 쌈질을 하던 자기들끼리 나눠 먹든 별 상관 할 바 아니지만 청년백수가 늘어나고 물가는 천청부지에 느는 것은 국민의 한숨뿐인 현실에서 이들을 마냥 지켜봐야 하는 국민만 서글프다.
 그래서 안철수 교수가 인기다. 우리 국민은 하나같이 자기만 잘나고 자기만 옳다고 주장하는 정치인들만 보다가 말도 많아 하지 않으면서 조용히 실천하는 안 교수를 보며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것이다. 이 현상이 모두 정치인들이 자초한 일이며 이 흐름은 당분간 깨지기 어려워 보인다.
 국민은 슬프다. 안 교수같이 나라의 중요한 보배가 정치판에 뛰어들어 ‘혹시 가 역시’될까 두렵기도 하다. 국민은 기쁘다. 안 교수가 재산을 뚝 떼어내 어려운 사람에게 나눠주고 정치인들을 우왕좌왕 하게 만들어 주니까...
한편으로는 걱정이다. 이제 겨우 보릿고개 넘기고 조금 살만해졌고, 한류가 동남아와 일본을 넘어 유럽과 미주지역까지 넘쳐 한민족의 우수성을 입증하고 있는데 이 모두를 이끌어 가야할 정치는 후퇴하고 있으니 말이다.
우리 국민은 군사독재도 겪었고 민주화 투사들의 정권도 겪어봤으며  산업화를 체험한 사업가 출신의 대통령도 겪고 있다. 누가 더 국민의 삶을 윤택하게 했는지, 누가 더 국민의 존경을 받고 있는지 정확히는 모르겠다. 하지만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풍랑을 잠재우고 잘사는 나라를 이끌어갈 사람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하다. 욕심이겠지만 지나간 대통령들의 장점만 떼어내어 흉내라도 내는 그런 사람을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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