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11. 12. 15.


잠자는 잠방 있습니다

 


시인 목 필 균
숭인초등학교 교감

 

 

 

 

재개발 뉴타운의 꿈이 사라진
하월곡동 막다른 골목에는
낮에도 잠자는 간판이 있다

 

 

낮이건 밤이건
잠만 잘 수 있는 방을 빌려준다는
간판이 붙어있는 벽에는

먼지 같은 희망이라도 떠돌고 있는지

 

 

라면 한 그릇 끓일 수 없는
칸칸이 비좁은 방마다

 

하루치 방값이 얼마인지

노숙을 겨우 면한 사람들이
하루하루 새우잠을 계산하는데

 

 

새벽마다
노역을 잔돈으로 바꾸러
매일매일 무거운 몸 일으켜
떠나는 품팔이

 

 

해 저물면
거리에서 주린 배 채우고
다시 찾아드는
잠자는 방

 

매일매일
저축 없는 하루가
꿈 속에 잠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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