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12. 01. 12.


 국회의원이 뭐 길래

 

 

 

 

 

 

김 세 현

행정학박사 / 호원대겸임교수

 

 

 

 

오는 4월 국회의원 선거가 다가오면서 각 정당의 국회의원 공천을 둘러싸고 벌써부터 잡음과 균열이 보이기 시작하고 있다.
한나라당의 고승덕의원이 지난 2008년 한나라당 전당대회 때 유력 당 대표 후보 측으로부터 300만원을 건네받았다가 돌려주었다고 폭로해 한나라당이 발칵 뒤집혔고 당사자로 지목된 박희태 국회의장이 결국 검찰의 수사를 받게 되었다.
고승덕의원이 한나라당이 한참 어려움을 겪을 때 이런 사실을 폭로한 이유가 같은 지역구에 구청장을 지낸 사람이 국회의원 공천 신청을 했고 그 사람이 바로 박희태 국회의장의 먼 친척이라는 것과 그 사람의  출판기념회에서 박의장이 축사를 하려고 했기 때문이라고 들려진다. 물론 고의원은 우리나라 정치발전을 위해서 사실을 밝힌다고 했으나 사실을 밝히는 현재의 시점에서 보면 그 진정성에 의심이 가는 것도 사실이다.
전당대회가 한창 진행 중인 통합민주당도 영남권에 돈 봉투가 뿌려졌다고 시끄럽고, 한술 더 떠 유인태 전 국회의원은 “민주당은 과거 경선에서 깨끗했느냐. 김대중 정부시절 공천의 1/3은 돈을 받고 팔지 않았느냐"고 말했다고 해 충격을 주고 있다.
참 가관이다. 전당대회 때 돈 받은 사실이 무슨 자랑이라고 이제와서 앞 다투어 폭로하며 나서는 것인지, 이것이 바로 스스로 자기들 무덤을 파는 일이라는 것을 모르고 하는 짓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그렇지 않아도 한나라당의 비상대책위가 이삼십 대의 공천비율을 최대 37%까지 확대하고, 비정규직 근로자·청년실업자 등을 비례대표로 공천하는 내용의 인재영입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에 아연하고 있는 터에 느닷없는 돈 봉투 파동이라니 참으로 정치인들의 수준에 다시한번 경악을 금치 않을 수 없다.
물론 정치판의 물갈이는 대 환영이다. 그러나 이삼십 대의 표를 받기위해 37%를 이삼십 대에게 공천한다는 것은 이해 할 수 없다. 정치판이 정상이라면 젊은이들을 일찍부터 훈련시켜 미래의 대한민국을 이끌 지도자로 양성한다는 취지에 공감한다. 그러나 공천대상인 이삼십 대는 각계각층에서 대표적인 인물들일 것이다. 이들이 왜 이 꼴 같지 않은 정치판에 영입되어 인생을 허비해야 하는지에 동의 할 수 없다. 정치가 아니더라도 얼마든지 각 분야에서 성공해서 대한민국을 세상에 알리고 민족중흥을 할 수 있는 젊은이들을 소위 폼 나는 국회의원 자리에 앉혀서 그들의 영혼을 망치고 나라의 융성도 지체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야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한나라당에 등을 돌린 이유가 무엇인지? 민주당에 80만 가까이 선거인단이 몰린 이유가 민주당이 진짜 좋아서 인지를 꼼꼼히 따져봐야 함에도 여야는 오직 선거에만 이길 궁리만 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이번 선거에 이삼십 대를 대거 공천하는 것에 반대해 사오십 대가 특정 정당을 떠나가면 또 다음 선거는 사오십 대를 40% 이상 공천할 것인가도 묻고 싶다. 그렇지 않아도 세대 간의 갈등이 있다는데 정치판이 이를 앞서서 조장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반성도 해야 한다.
지금 우리나라 政局(정국)은 마치 흑룡이 몸부림치고 있는 형국이다. 흙탕물이 혼 천지에 튕겨 구경하는 사람들까지 더럽혀지고, 물고기들은 살기 위해 버둥거리며 여기저기서 자기만 살겠다고 고개를 하늘로 향하지만 보는 이들은 그저 한심할 따름이다. 저러다가 용은커녕 이무기가 되고 주변 고기들은 산소 부족으로 다 죽을 것만 같아 보이기도 하다. 지켜보는 사람도 숨이 콱 막힌다. 금년 1년 참으로 어둡고 길 것 같은 예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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