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12. 01. 18.
“야! 안~돼” “멈춰!”
김 세 현
행정학박사 / 호원대겸임교수
“야! 안~돼”는 개그콘서트 비상대책위원회 코너에 출연 중인 개그맨 김원효가 히트시킨 유행어다. 비상대책위원회코너는 긴급한 현안을 두고 말만 앞세우며 우왕좌왕하는 정부와 정치권을 풍자하면서 그 인기를 더욱 구가하고 있다.
“멈춰”는 학교폭력을 견디다 못해 중학생이 자살한 대구에서 학교 폭력 근절을 위해 시작된 운동으로 범 시민운동으로 발전되어 가고 있다.
개그콘서트(이하 개콘)에 비상대책위원회코너가 생기고 얼마 뒤 한나라당에도 비상대책위원회가 생겼다. 개콘의 비대위야 시청자를 웃기려고 만든 코미디지만 한나라당의 비대위는 말 그대로 어려워진 黨(당)을 구하려고 어쩔 수없이 만든 기구다.
개콘의 비대위는 나름대로 성공했다. 이 프로로 뜬 김원효가 여러 채널을 누비고 있다는 것이 그것을 증명한다. 반면 한나라당의 비대위는 아직 자리를 잡고 있지 못한 것 같다. 한나라당의 비대위를 바라보는 국민들은 “과연 무슨 작품이 나올까”를 기다리고 있는데 아직 까지는 당내 분란만 가속되었지 별로 보여주는 것이 없다. 곧 설이다가오니 설 민심을 위해 회심의 카드를 내놓겠지만 현역 국회의원의 공천을 줄이는 방법이나 이삼십대 젊은이나 여성을 대거 공천하는 방법으로는 국민을 감동시킬 수 없다.
어린 학생들이 학교 폭력에 시달려 자살하는 것도 정치인들의 잘 못이다. 학교폭력이 이렇게 까지 진화한 것은 교권이 무너졌기 때문이며 교권을 약화시킨 책임이 정치권에 있기 때문이다. 학생들을 잘 아는 것은 어쩌면 부모보다도 선생님들이지만 지금 같은 현실에 혹시 아이들 지도한답시고 한대라도 때리면 시말서 써야하고, 학부모에게 시달리고, 교육청에 불려 다녀야 하고, 인터넷에 올라가기라도 하면 끝장인 판에 어느 선생이 나서겠는가?
정치인들은 자기밥그릇 싸움하기 이전에 “안~돼” 와 “멈춰”를 먼저 기억해야 한다. 개그맨이 외치는 “안~돼”라는 프로를 잘 보아두어야 한다. 학생들이 부르짖는 “멈춰”를 가슴 깊이 새겨야 한다. 어린 학생들이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멈춰‘를 계속 외치게 놔두는 한 국회의원 몇 명 바꿔 정권을 잡는다고 해서 성공한 정당이 아님을 명심해야 한다.
人性(인성)이 완성되는 학창시절이 중요함은 다 아는 사실이다. 선생님들이 학과목만 가르치는 기계적인 인간이 되어서도 안 된다는 것은 두말 할 나위가 없다. 아이들이 학교에 간다는 것은 학습을 하는 이유도 있지만 친구들과 돈독한 우정을 쌓고 선생님들의 올바른 가르침을 받아 각계각층에 진출해 미래의 대한민국을 이끌게 만드는 것이 학교의 책임이다.
그런 학생들이 선생님들의 외면 하에 왕따와 학교폭력에 시달리면서 학교를 다니다가 성장해서 개콘을 보며 정치인들을 戱畵(희화)하고 조롱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다. 단지 정치하는 사람들이나 교육 당국자들만 모르는 것이다. 아니 알면서도 모르는 척 하는 것일 수도 있다.
어린 학생들에게 “멈춰”를 외치게 하고 호루라기를 준다거나 경찰을 배치할 것이 아니라 교육을 바로 세우는 비상대책위원회를 여야합의로 만들어야 한다.
오로지 정권 획득을 위해 잠깐의 위기를 모면하려고 잔머리 굴리는 것은 절대 “안~돼!”
정권을 연장하기위해 얄팍한 수로 선생님들을 단순 봉급쟁이로 전락시켜 오늘날의 학교를 만든 장본인들이 또 정치하면 “안~돼!”
미래의 대한민국 건설보다는 자기를 괴롭힌 현 정권에 대한 복수나 오직 정권쟁취를 위해 하는 정치는 이젠 “멈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