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12. 04. 10.
사찰과 막말이 총선 최대 이슈라면
국회의원 선거운동일이 13일 뿐이라는데 마치 1년은 끌어온 것 같이 길게 느껴진 선거전이 드디어 끝났다.
선거는 끝났으나 이번 4.11 총선이 남긴 것이 무엇이고 300명이나 되는 국회의원들이 앞으로 무슨 일을 어떻게 하는지를 또 지켜봐야 하는 국민들 마음은 제발 이번 국회라도 생산적인 국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으나 새로운 정치판도 그리 평탄치 않아 보여 그저 걱정이 앞선다.
국회의원 총선거는 각 정당의 정강정책이나 공약 그리고 인물 됨됨이를 꼼꼼히 따져 봐야 하는데도 이번 선거는 그야말로 상대를 비방하는 난타전과 폭로전으로 치러져 승부의 결과에 관계없이 서로가 피 흘리는 것에 불과한 저질게임이었다.
이무리 선거가 우선 당선되고 봐야 한다지만 후보 한사람의 잘못을 마치 전체의 잘못인양 몰아세워 한 석이라도 더 건지려는 지도부의 행태, 소위 국회의원 깜도 안 되는 인사들을 조금 이름값이 있고 인기 좀 있다고 공천한 公黨(공당)들이 서로 상대후보가 문제 있다고 우기는 사례, 본인이 국희에 나가서 무슨 일을 어떻게 하겠다는 말보다는 상대 후보의 약점만 부각시켜 끌어 내리려는 얄팍한 후보, 이를 지켜보고 선거를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누가 덜 나쁜지를 고민해야하는 표심의 모습이 이 시대의 자화상이다.
사실 국회의원 몇 석이 더 많다고 나라가 안정되거나 국가의 대외신인도가 상승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그동안 탄돌이도 경험했고 명박돌이도 보아왔다. 욱하는 국민 성격 덕분에 줄 잘 서서 당선된 사람들이 4년간 헤매다가 사라져가는 행태도 수없이 지켜봤다.
누가해도 마찬가지라면 선거이슈가 미래의 대한민국에 대한 고민이나 비전을 따지기보다는 막말이나 사찰 등 몇몇 사람들의 잘잘못을 놓고 벌이는 한방 게임이 계속된다면 선거의 의미는 점점 엷어져 결국 정치 무관심 층이 늘어나게 된다.
국가를 이끌어갈 젊은 인재들이 총선을 겪으면서 경험을 쌓아가는 정치풍토가 되어야 한다. 기업에서 성공한 사람이라고 정치를 잘 하라는 법이 없고 시민단체를 이끌던 사람들이나 TV를 통해 반짝 스타가 된 사람들이 세상을 바꿀 수 없는 것도 경험하고 있다.
정치를 하려는 젊은이들에게 한 가지라도 좋은 것을 가르치자. 각 분야의 전문가들은 자기 자리에서 성공하는 것이 국회의원이나 장관 되는 것보다 훨씬 존경받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하는 사회풍토를 만들고, 그들을 일회용으로 끌어들여 인기 없는 정치판에 끼어들게 만들어 결국 이것도 저것도 아니게 만드는 정치인들을 경계하자.
곧 또 대통령 선거다. 또 다른 막말들이 난무하고 상호 비방전이 예상되고 어쩌면 유명세 타는 정치 신인들이 대권 놀음에 도전 할 수도 있다. 결국 그들도 주변의 정치꾼들이 노리는 사냥감이다. 멀쩡한 사람 부추겨 한방을 노리는 정치 사냥꾼들이 여기저기서 활개를 치고 혹시 대통령에 당선되면 온갖 자리 나눠 먹고 좋은 땅 다 파헤쳐 다시는 농사지을 수 없게 만들어 버린 후 떠나버리면 그만이다.
그나마 남은 땅 잘 가꾸고 후손들에게 물려주려면 정치판의 객토가 중요하다. 이번 선거가 좋은 객토였으면 좋겠는데 땅은 점점 훼손되어 가고 좋은 나무 잘못 이식하면 그 나무마저 시들지 않을까 걱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