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12. 04. 24.
올림픽 금메달과 국회의원 배지
박사학위 논문표절 시비에 휘말린 문대성 국회의원 당선자가 새누리당을 쫓겨나듯 탈당하고 금배지도 달기 전에 사퇴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문대성 당선자는 2004년 아테네 올림픽 태권도 금메달리스트로 그의 잘생긴 외모와 돌려차기 한방은 지금도 우리 국민의 눈에 선하다. 아마 그래서 한방이 필요했던 새누리당이 국민적 영웅이었던 그를 국회의원에 공천했고 이를 못마땅하게 여긴 사람들이 그의 박사학위 논문을 뒤져 결국 그를 국민의 눈에서 멀어지게 하고 세계적 웃음거리로 전락시키고 말았다.
문대성 당선자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대회 마지막 날인 8월 24일에 선수촌에서 열린 IOC선수위원 선거에 출마해 최다 득표로 임기 8년의 IOC선수위원에 선출됐다.
"아시아인으로서 처음 IOC선수위원의 한 사람으로 선출된 것이 기쁘며 반 도핑 운동에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데 나의 시간과 정력을 갖고 최선을 다할 것이다" 그리고 "IOC정책수립에 아시아인의 목소리를 대변할 것이다"고 말했던 문대성.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만 되어도 국민적 영웅인데 30대 초반에 아시아최초 IOC선수위원, 그리고 대학 교수직까지 거머쥔 그가 금배지 하나 때문에 국민에게 커다란 실망을 안겨주고 결국 IOC선수위원 자리에서도 퇴출될 것으로 보이니 영웅이 너무 쉽게 사라지는 모습이 안타까울 뿐이다.
누가 문대성을 정치에 끌어들여 이런 사태를 초래했는지를 밝혀내는 것도 중요하다. 물론 이번 사태를 통해 문대성의 실체를 낱낱이 국민에 알려 거짓은 언젠가는 반드시 밝혀진다는 것을 인식시키는 것도 중요할 수도 있다.
그러나 만약 그가 영웅적 스포츠 스타가 아니었다면 새누리당이 문대성을 공천 할리도 만무하다. 오직 선거에 이기기 위해 국민이 좋아하고 존경하는 사람들을 이용하는 정치풍토에 대한 경각심을 여야는 가져야 하며 그들이 망가짐에 따라 더해지는 엄청난 국가적 손실에 대한 정치권의 준엄한 반성과 무한책임도 반드시 느껴야 할 것이다.
금배지는 유한한 것이다. 한 번 잘 못 달면 어쩌면 정치병에 걸려 헤어 나오기도 힘든 곳이 바로 정치권이다.
올림픽 금메달과 IOC선수위원을 거쳐 어쩌면 IOC위원이 될 수 있었던 문대성, 국민의 무한한 존경과 사랑을 깨진 금배지와 바꿔버린 그의 슬픔과 비통을 먼저 위로한다.
그런 문대성을 보면서 이 시대의 많은 영웅들 혹은 미래의 영웅들은 정치를 직업으로 삼아 평생을 전념하려 하기 전에는 각자의 위치를 꼭 지켜야 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앞선 시대에도 수많은 유명 인사들이 정치권에 발을 잘못 담갔다가 사라져갔다는 사실도 확인해보고 현재에도, 미래에도 정치하는 사람들은 영입이라는 미명하에 국민적 영웅이나 인기인들을 오직 한방만을 위해 잠시 국민에게 빌려 쓰고 바로 버린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그나저나 정치인들이 자기들이 정치를 잘해서 국민의 표를 받기보다는 국민이 존경하고 사랑하는 사람들의 유명세나 빌려 선거를 치르는 나쁜 버르장머리를 언제나 고쳐줄꼬. 하긴 유권자들이 뽑을 사람이 없으니 이름이나 낯이 익은 사람에게 손이 가니 그들의 장난에 영웅도 속고 국민도 속고 있으니 참 한심할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