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12. 05. 01.


한국에선 비싸야 잘 팔려요?

 
 얼마 전, 국내에서 판매되는 수입 화장품 가격이 외국보다 비싸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정부가 실태 조사에 나선 적이 있다. 하지만 문제는 수입 화장품 뿐만이 아니다. 한 시민단체의 조사에 따르면, 해외 아웃도어 브랜드 5개사 기능성 제품과 관련해 국내가격과 해외가격을 비교해 본 결과, 국내 판매 가격은 해외 판매가에 비해 최대 115.2%, 평균 56.6% 더 높은 가격에 판매되고 있는 사실이 드러난 것.
제품의 기능이 더 뛰어나냐 안뛰어나냐의 논란과는 관계 없이, 외국에서 판매되는 가격에 비해 지나치게 비싸게 책정돼있는 것이다.
 국내 명품 브랜드 가격에 대해서는 예전부터 꾸준히 많은 말들이 있었다. 한 명품 핸드백의 경우 같은 브랜드 같은 모델임에도 불구하고 국내외 가격차가 132만원까지 차이나는 경우도 있다고 하니 그 심각성을 알 수 있다.
 ‘한국에선 비싸야 잘팔린다’
 우리나라에 대한 해외 브랜드의 시각을 한번에 정리해 주는 말이다. 그들의 이러한 인식으로 인해 우리나라 국민은 똑같은 상품임에도 불구하고 두배, 심지어는 세네배까지 주고 상품을 구매하고 있다. 하지만 필자는 이 것이 해외 브랜드의 잘못된 인식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비슷한 품질의 상품 A와 B, 하지만 B의 가격은 A의 두배. 경제적인 사람이라면 품질이 같은 두 상품 중 더 저렴한 A를 선택할 것이라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우리나라 많은 사람들은 A제품이 아닌 B를 선택한다. 품질보다 ‘비싼 가격’을 택하는 것이다.
 분명 품질이 좋을 뿐 아니라 가격까지 저렴한 제품이 존재하지만 왜 사람들은 더 비싼, 좋은 브랜드를 선택하는 것일까?
 얼마전 방영한 KBS 스페셜 ‘행복해지는 법’에서 과연 우리나라 사람들은 행복한 삶을 가지고 있는가 질문을 던졌다. 이 프로그램에서 내린 결론은, 우리나라 사람들은 ‘타인의 시선’을 과도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다보니 본인의 만족은 뒷전이고 타인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할 지부터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상품의 질이나 만족도 등을 떠나 ‘비싼데는 다 이유가 있겠지’, ‘이 브랜드를 구매하면 나도 이 브랜드처럼 명품같이 보이겠지’ 등의 생각을 하며 비합리적인 구매를 하게되는 것이다.
 상품의 국내외 가격차가 필요 이상으로 차이가 나는 경우, 정부가 직접 가격 변동에 관여해 이를 조정하는 등 정부의 역할도 중요하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들의 태도라 생각한다. ‘한국에서는 비싸야 잘팔린다’는 말이 괜히 나온 말은 아닐 것이다. 품질보다는 ‘비싼 브랜드’, ‘비싼’가격만을 추구하다 보니 우리나라 소비자의 이미지가 이렇게 굳어진 것이 아닌가 싶다. 물론 브랜드 가치도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더 경제적이고 합리적인 소비가 무엇인지 알 필요가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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