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12. 05. 01.
대통령 후보
다가올 12월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새누리당의 대권 후보들이 앞 다투어 경선 출마를 선언하고 있으며 민주당의 소위 잠룡들과 아직 정당을 표방하지 않는 안철수 교수 등 십여 명의 대권후보들이 출마 여부를 저울질 하고 있다.
대권 후보가 많다는 것은 그만큼 훌륭한 정치인들이 많다는 것으로 보여 질 수도 있지만 국민이 보기에 아직 고만고만한 사람들이 상대를 칭찬하기 보다는 서로 물고 뜯으며 자기가 최고라고 주장하니 정말 失笑(실소)를 금할 길이 없다.
새누리당이야 일찌감치 앞서가는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에게 도전장을 내미는 후보가 두세 명 정도 윤곽이라도 보이고 있으나 총선 패배 후 아직 정신 못 차리고 우왕좌왕하는 민주당은 저러다 대권 후보를 꾸어오든가 그들이 잘 써먹는 영입을 해야 대선을 치르는 것은 아닌가 싶어 걱정된다.
대한민국의 대통령은 누구인가? 대통령은 우리나라를 대표할 뿐 아니라 어마어마한 예산을 집행하고 특히 남북이 분단된 상황에서 북한을 자극하지 않고 평화롭게 통일을 이룩해야 하는 민족의 명제를 떠안고 있는 사람이다.
그런데 대통령 선거전을 치를 때는 몸을 낮추고 어떡하든 이 나라를 부강하게 만들겠다는 생각으로 열과 성을 다해 토론하고 유세하고 다니지만 일단 대통령에 당선되면 선거 때 참모들에게 요직을 나눠주어 자기들 세상 만난 것처럼 떵떵거리면서 바른말하고 눈에 거슬리는 사람들 사찰이나 하고, 거대한 토목공사를 비롯한 대형 공사의 인 허가권을 쥐고 남몰래 거래해 부정축재 하고, 고위공직자의 인사권을 쥐락펴락하면서 줄 세우기를 하는 것이 오랜 관례처럼 되어있으니 이 나라의 정치가 이 모양 이 꼴인 것이다.
우리 국민이 대통령을 직접 뽑으면 우리의 삶이나 행복지수 혹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의 자존감 등등이 조금 나아질까 싶었는데 5명의 직선 대통령을 겪으면서 과연 어느 정권이 우리 국민에게 희망과 웃음을 주었는지 생각도 안 나고, 단지 어느 정권이 우리 국민의 마음을 덜 상하게 해주었는지를 먼저 따져봐야 하는 지경에 이르렀으니 차라리 힘 있는 대통령 한사람의 능력에 의해 일사분란이라도 했으면 하는 바람마저 드니 이 무슨 해괴하고 망측한 발상인가.
아직 12월이 오려면 8개월이나 남았다. 그런데 신문방송은 연일 대권 후보들에 관한 기사가 주를 이룬다. 언론은 안교수가 나오느니 안 나오느니를 아버지에게 까지 물어가면서 부추기고, 한나라당 후보들은 경선 룰이 어쩌고저쩌고 하면서 김영삼 전 대통령을 먼저 찾아 문안 여쭙고, 민주당은 누가 누굴 지원한다느니, 누가 누구와 손을 잡았다느니, 누구는 이래서 안 되고 누구는 저래서 깜이 아니라느니 자기들끼리 인물평이 한창이다.
나라의 운명을 바꿀 수도 있는 중요한 대통령 자리에 마치 도토리 키 재기 하는 것처럼 서로 치고 박고, 어떤 이들(정치하는 사람들)은 누가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누가되든 나와 내 식구들만 잘 먹고 잘살 수 있는 쪽이면 그만이라는 식이 태반이라면 이 나라의 정치발전은 요원하다.
우선 정당인들이 정신 차려야 한다. 대통령을 만들어 놓고 이용하는 풍토를 접어야 한다. 5년 정권 한번이면 대통령이야 죽든 말든 나라 꼴이야 어찌되든 자기가족만 삼대가 편안하면 된다는 인식을 버려야 한다.
대통령후보로 무작정 나오는 것도 삼가야 한다. 한번 이름이나 내놓고 정권을 잡으면 한자리 보장받으려는 얄팍한 심사도 버려야 한다.
우리 국민도 정신 바짝 차려야 하는데 정치권이나 언론이 정신을 차릴 수 없게 만든다. 다 자기들이 기획한데로 흘러가게 만들고 자기들만의 천국을 만들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데 국민은 맥없이 따라갈 뿐이다.
그렇다면 대통령제의 폐해에 대해 심각히 논의할 시점이다. 이번 대선에 대통령제를 대체할 수 있는 제도를 들고 나오는 후보나 기다릴 뿐. 도토리 키 재기해서 상수리 되는 과정 지켜보는 것도 이제 지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