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12. 07. 10.


  IT강국 대한민국, 인터넷 문화수준은 ?

 

 올해로 우리나라 인터넷이 30주년을 맞았다. 우리나라의 인터넷 기반 경제가 GDP의 약 7%를 차지할 정도로 한국은 컴퓨터 뿐 아니라 스마트폰, SNS 등 다방면에서 인터넷과 IT의 강국으로 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지속해서 발전하는 기술과는 달리, 이를 대하는 우리의 인터넷 문화수준은 아직 30년 전 그상태로 머물러 있는 것 같아 아쉽다.
 한국인터넷진흥원의 조사에 따르면, 인터넷 사용자 3000명 중 57.5%가 인터넷 상에 거짓 댓글을 달아봤다고 한다. 거짓 댓글도 문제가 될 수 있겠지만, 더 큰 문제는 이 중 대다수가 상대방을 비방, 비하하는 댓글이라는 점이다. 인터넷 이용자 중 49.2%, 절반에 가까운 숫자가 사이버 폭력을 경험했다고 응답했을 정도로 우리나라의 ‘악플문화’는 생각보다 심각하다.
 얼마 전, 가수 타블로와 ‘타진요’ 회원간의 긴 법정공반전이 마침내 끝이 났다.
서울 중앙지법 형사 14단독 곽윤경 판사는 지난 6일 명예훼손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타진요 (타블로에게 진실을 요구합니다) 회원 원모씨와 이모씨에게 각각 징역 10월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고, 같은 혐의로 기소된 송모씨 등 4명에게는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타진요란, ‘타블로에게 진실을 요구합니다’라는 인터넷 카페로, 가수 타블로의 학력의혹을 최초로 제기하며 인터넷상을 통해 끊임없이 퍼져나갔다. 타진요 회원들은 지난해 5월부터 해당 카페에 타블로의 스탠포드대학 졸업은 위조된 것이라며 지속적으로 의혹을 제기했으나 이는 다 조작되고 거짓된 것으로 들어났고, 아무런 근거없이 추측만으로 피해자에게 정신적 피해를 준 혐의로 결국 구속된 것이다..

 타블로 뿐 아니라 많은 연예인, 공인들은 많은 사람의 관심속에서 살아간다. 공인이기에 그들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싫어하는 사람 또한 있을 수 있다. 사람을 좋아하고 싫어하고는 개인의 선택이고 인터넷에서의 표현의 자유 또한 존중한다. 하지만 단순한 의견제시를 떠나 한 사람에게 상처를 줄 수 있을만큼 지속적이고 악의적으로 댓글을 다는 일명 ‘키보드 워리어’들을 볼때면 한심할 따름이다. 자신에게 피해를 준 것도 아닌데 자신이 싫어한다는 이유로 악플을 달며 피해자에게 상처를 주고 있는 것이다.

 이번 ‘타진요’ 사건이 많은 사람들에게 귀감이 되어 이런 ‘키보드 워리어’들이 사라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하지만 이는 비단 ‘타진요’만의 문제점이 아니다. 피해자가 학력위조를 한 사실이 없다는 것이 드러나자, 네티즌들은 하나같이 모든 비판의 화살을 ‘타진요’로 돌렸다. 하지만 과연 이는 ‘타진요’회원들만의 잘못일까? ‘타진요’ 회원들이 최초로 의혹을 제시한 것은 사실이나, 일이 이렇게 커진데에는 카페 회원 뿐 아니라 많은 네티즌도 한몫을 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이 카페의 주장만을 믿으며 근거없이 이곳저곳에 비방댓글을 달던 네티즌은 다 어디로 가버린 것일까.

 자신이 생각없이 두드린 키보드로 인해 덧붙이고 덧붙여져 한없이 부풀려진 소문들. 이제는 악플의 상처로 자살한 연예인의 기사가 놀랍지도 않다. 문제는, 네티즌들이 악플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지하고 있지 못한다는 점이다. 단순한 재미나 호기심으로 인해, 혹은 주변 사람이 하니까 따라서 한다는 심보로 인해 악플을 달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한다면, 자신에게는 단순한 재미일지 몰라도 다른 누군가에게는 평생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줄 수 있다는 점을 알았으면 좋겠다.
 인터넷 30주년을 맞아 우리나라가 IT강국이 될때까지 과연 우리 네티즌의 문화수준은 어느정도 발전했는지 이제는 한번쯤 되돌아 보고 반성해야 할 때인 것 같다. 모두가 한번쯤 자신이 생각없이 남긴 댓글 하나로 다른 사람이 상처받은 적은 없는지 되돌아보고 자신의 댓글 습관, 인터넷 문화 수준에 대해 인지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인터넷과 IT기술의 발전과 더불어 네티즌들의 윤리 또한 제대로 확립되어 하루빨리 보다 성숙한 문화가 자리잡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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