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12. 07. 24.
대통령의 리더십
새누리당과 민주당의 대통령 후보군이 윤곽을 들어냈다. 새누리당은 예상대로 박근혜 유력후보와 김문수를 비롯한 군소후보로 짜여졌다. 박근혜 후보는 여성이지만 뭇 남성들을 뛰어넘는 카리스마로 당을 장악했고 40% 대의 높은 지지율과 당선 가능성 여론조사 1순위 덕에 당 안팎의 집중공격을 받고 있으나 후보가 되기는 시간문제로 보인다.
민주당은 문재인 후보와 김두관 후보의 싸움으로 보인다. 다른 후보들도 그 역량이나 인물 됨됨이가 훌륭하지만 시대의 흐름이 노무현 향수로 가득 차있어 노무현 비서실장 출신인 문재인과 리틀 노무현으로 불리는 김두관이 접전을 보일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안철수 교수는 아직 대선 출마를 선언하지 않았지만 소위20~40세대의 지지에 힘입어 20% 대의 지지율을 꾸준히 보이고 있어 그가 직접 출마할지 지난번 서울시장 선거처럼 특정후보를 지지할지가 변수로 남아있어 대선판도를 흔들 가장 큰 카드를 쥐고 있음은 분명하다.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의 리더십은 신중함이다. 별로 말이 없지만 말 한마디 한마디에 힘이 있어 보이고 특정인에게 힘을 몰아주거나 특정학교, 특정지역 인물을 선호하지도 않는 것으로 보여 진다.
문재인 후보는 부드러우면서 신선해 보인다. 특전사 출신이지만 얼굴 형 자체가 선한 이미지에서 오는 친근함이 서민들에게 다가가기 좋은 인상이다. 반면에 이장에서 군수를 거쳐 도지사까지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답게 김두관 후보는 후덕한 이미지에서 풍기는 여유가 돋보인다.
아직 양당의 후보가 결정되지는 않았지만 이 유력 세 후보의 리더십에 새삼 관심이 가는 이유는 우리 대한민국이 그간 겪은 대통령들의 리더십이 국가의 이미지를 결정하는데 매우 중요했기 때문이다.
우리 국민은 1960년 대 이후 군 출신부터 재야 출신, 그리고 386의 지지를 받은 노무현 대통령과 기업가 출신인 이명박 대통령을 겪어봤기 때문에 이번에는 과연 여성이 대통령이 될 것인지, 노무현의 비서실장이 노무현 정신을 계승 할 것인지, 그리고 이장출신이 큰 꿈을 이루게 될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다.
아직 안철수 교수가 합류하지 않았기 때문에 향후 판이 새로 짜일 수도 있고 다른 후보들이 선전해서 후보가 될 수도 있겠지만 필자의 눈에 이 세 후보가 특별히 들어오는 것은 새로운 형태의 리더십을 보고 싶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사회는 박근혜의 카리스마와 문재인의 신선함, 그리고 김두관의 후덕한 이미지를 고루 갖춘 리더십이 필요하다. 우리나라 정치인들은 개인적으로 보면 참 훌륭해 보이는데 유난히 팀플레이에 약하다. 정권을 잡기 전에는 서로 협력하다가 정권만 잡으면 다시 개인플레이를 하기 때문에 정권 말이면 줄줄이 감옥행이다. 아무리 지도자가 깨끗하고 카리스마와 후덕함을 고루 갖추고 있다고 해도 참모들이 개인플레이를 시작하면 그 정권도 결국 실패로 돌아가는 것은 명약관화다.
문민정부인 김영삼, 국민의 정부인 김대중, 참여정부인 노무현, 무슨 정부인지 잘 모를 이명박 정부를 겪으며 가족을 비롯한 수많은 측근들이 지난 20년을 한결같이 검찰에 불려 다니는 꼴이 전 세계에 생중계되었다. 이제 그 끝을 봐야 한다. 그래서 대통령의 리더십이 더더욱 중요하다.
굳이 새로운 리더십이라 할 것도 없다. 지난 대통령들도 카리스마는 나름대로 있었고 신선함과 후덕함도 보였다. 그래도 결국 성공한 대통령이란 소리를 듣지 못하는 것은 대통령의 리더십보다는 어쩌면 용인술에서 실패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이번 대선의 유력 대통령후보들은 비교적 젊은 편이다. 후보들은 자기 자신과 주변을 살펴보라. 나라에 어른이 있는가를. 혹시 어른은 안 보이고 주름 가득한 얘들뿐이거나, 후보를 등에 업고 출세나 돈만 바라는 얘같은 어른들이 많이 보인다면 큰일이다.
누가 당선되든 임기가 끝나고 나라의 어른으로 남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지를 고민해보라. 잘 늙는 것을 고민하는 것, 그것이 어쩌면 새로운 리더십의 탄생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