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12. 08. 28.
성형으로 이어진 ‘왕따’
‘티아라 왕따사건’, ‘따돌림을 이기지 못한 10대의 투신자살’ 등 또다시 ‘왕따’가 뜨거운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얼마전 왕따와 관련한 충격적인 기사 한개를 접했다. 돌출귀를 가지고 있던 미국 14살 소녀가 초등학교 입학 후 친구들로부터 계속해 놀림을 받고 따돌림을 받자, 성형수술을 결심한 것이다. 결국 그 소녀는 어린나이에 5000만원의 거금을 들여 귀를 뒤로 젖히고 턱 끝을 깎으며 콧대를 바로잡는 대수술을 했다고 한다. 이 소녀 뿐만이 아니었다. 또 다른 13살 소녀 또한 인터넷 SNS에서 ‘왕코’라는 놀림을 받자, 코 수술을 감행한 것이다.
미 주간 타임 등에 따르면 지난해 성형수술을 받은 13~19세 청소년은 23만명으로 10년 새 30% 늘었다고 한다. 이 것이 더 문제시 되는 이유는 십대의 성형이 급증한 배경으로 왕따 현상이 지목되었기 때문이다. 1999~2010년 왕따 금지법이 120건이나 도입됐지만, 2010년 설문조사에서 ‘언어폭력을 포함해 괴롭힘을 당한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는 응답이 70%나 됐다고 한다. 10대 뿐 아니라 심지어 7살 어린 여자아이까지 왕따로 인해 성형수술을 받았다고 하니 충격이 아닐 수 없다.
왕따로 인한 10대의 성형은 미국에서만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학생들이 왕따의 고충을 토로하며 해결방법을 찾고 있다. 특히나 성형외과 사이트에 “성형하면 왕따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요?”라는 제목의 질문이 올라오는 등, 많은 학생들이 왕따에서 벗어나기 위해 ‘성형’이라는 방법을 선택하고 있다. 이 외에도 여러 포털사이트 질의응답 게시판에서도 학생들은 왕따 탈출 방법으로 ‘살을 빼고 성형해라’, ‘유행하는 브랜드 옷을 입어라’ 등 많은 학생들이 ‘외모개선’이 왕따 문제를 해결할 것으로 믿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왕따?괴롭힘 문제로 고민인 학생들을 대상으로 호신방법이나 자기방어술을 가르쳐준다는 \'왕따 과외\'도 생겨나고 있으며, 심지어 보험업계에서는 \'왕따 보험\'도 출시했다. 여러 보험업계에서는 학교 폭력으로 다치면 위로금을 최대 500만 원까지 지급하는 보험 상품을 운용하고 있다. 이처럼 ‘왕따’가 상업적으로 이용될 정도로 그 수준이 심각한 것 같다.
물론 이 모든 것은 10대만의 문제가 아니다. 지난 18일 패션앤 TV ‘미스에이전트’에는 학창시절 왕따와 집단구타를 당해온 한 여성의 사연이 방송됐다. 스튜어디스의 꿈을 갖고 있었지만 외모로 인해 승무원 학원 면접에서부터 번번히 낙방해왔다. 한의원에서 조무사로 일했지만 환자들의 눈길에 일마저 그만둬야 했다. 평범한 외모를 원했던 그녀 또한 성형이라는 방법을 선택한 것이다.
단적인 예로, 미국은 이력서 제출 시 사진을 넣는 칸이 없다. 이력서에 사진을 넣게 되면 이것이 인종차별 등 능력이 아닌 외모로 사람을 평가하게 되기 때문에 이력서에는 절대 사진을 넣지 않는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이력서의 사진, 즉 외모가 첫인상을 결정하곤 한다. 실제로 많은 인사담당자 또한 이력서 사진이 큰 영향을 끼친다고 발표한 적이 있다.
외모로 인해 왕따를 당하고, 자신의 꿈까지 앓어야 하는 이러한 현실이 너무나 안타깝다. 수술로 인해 외모는 나아질 수 있지만, 그동아 받았던 마음의 상처는 수술로 치유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 더 가슴이 아프다. 외모 보다는 사람의 인성, 능력으로 평가받는 사회가 진짜 선진 사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