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12. 09. 25.
셧다운제, 이대로 좋은가
요즘 스마트폰으로 간단히 즐길 수 있는 ‘애니팡’이 인기다. 단순한 원리의 모바일 게임이지만 카카오톡 메신저와 연결되어있다는 특징에 어느새 이용자가 1000만명을 넘어섰고 그 인기가 식을 줄 모르고 있다. 하지만 그 인기에 찬물을 끼얹듯, 청소년은 자정 이후에 모바일게임에 제한을 받는다는 고시안이 발표되었다.
지난 9월 11일 여성가족부의 ‘청소년 인터넷 게임 건전이용제도 대상 게임물 평가계획 고시안’에 따르면, 셧다운제 적용 대상이 PC에서 스마트폰과 태블릿 PC로도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중에 있다고 한다. 이러한 내용의 고시안은 내년 5월 20일부터 시행될 방침이지만 다른 부처 및 게임업계는 과도한 조치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셧다운제란 청소년의 인터넷 게임 중독을 예방하기 위해, 자정부터 오전 6시까지 16세 미만 청소년의 온라인 게임을 차단하는 제도로 지난 11월 도입됐다. 모바일 게임의 경우 아직 청소년들이 모바일 기기를 많이 갖고 있지 않아 심각한 중독 우려가 없다는 의견을 반영해 2년간 적용이 유예된 상태였다. 하지만 성인 뿐 아니라 대다수의 청소년이 스마트폰을 갖고 다니는 만큼, 모바일 게임에 중독될 확률이 높기에 셧다운제도를 모바일에까지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 여성부의 설명이다.
스마트폰이 생활이 되어버린 지금, 청소년이고 성인이고 하루종일 스마트폰에서 눈을 떼지 않고 있는 사람이 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스마트폰으로 인해 청소년이 게임에 중독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는 필요조건일 뿐, 충분조건이 아니다. 청소년 게임중독의 모든 원인이 자정 이후 모바일 게임을 하기 때문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모바일게임에 대한 셧다운제도 확대는 과도한 규제가 아닌가 생각된다.
언제는 협동심을 발휘해서 무엇인가를 성취한다는 뿌듯한 감정은 좋은것이라 설명했다가, 이번에는 게임에서 협동이 지나치면 이 게임에서 빠져나오지 못할 수 있다며 이해할 수 없는 논리를 펼치고 있다. 이러한 논리들을 보면, 청소년의 문제를 게임에 전가하고 이를 규제하면 문제가 해결될 것 처럼 이야기하는 것이다. 무작정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선입관을 전제해 게임 콘텐츠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가 이루어졌다고 생각되지 않는다. 정작 성범죄 등 무거운 문제에는 함구하던 여성가족부가 아니던가.
불필요한 것에 목숨걸고 값비싼 화분구입이나 하자고 여성부가 설립된 것은 아닐 것이다. 여성가족부의 존폐의 논란이 또다시 일기 전에 무작정 게임을 반대하는데 시간을 낭비하기 보다는, 보다 더 중요하고 시급한 사안 대책마련이 더 시급한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