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12. 10. 16.


보안 뚫린 정부중앙청사

 

 

 지난 14일 정부중앙청사의 보안이 뚫렸다. 우울증 치료를 받던 한 남성이 정부중앙청사 18층에 불을 지르고 투신하는 사건이 발생하기까지  3중에 걸친 보안시스템이 이를 전혀 막지 못해 보안의 허점을 드낸 것이다.
 중앙청사 출입시에는 3단계가 필요하다. 첫번째로는 청사 외부 출입을 지키는 의경에게 출입증을 보이고 허가를 받는 것이다. 두번째는 금속탐지기다. 건물 안에 들어올 시 정문과 후문에 각각 위치한 금속탐지기로 출입 전 소지품을 검사하는 것. 마지막은 중앙청사 사무실로 가는 스피드 게이트다. 출입증을 갖다대면 열리는 이 게이트를 마지막으로 청사 내 사무실에 들어갈 수 있다. 그렇다면 김씨는 도대체 어떻게 이 보안을 뚫고 들어가 방화를 한 것일까?

 가장 큰 문제점은, 휴일에는 위험물질 반입을 막는 금속탐지기(MD)를 작동시키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정부중앙청의 보안을 위해서라면365일 가동해도 시원치 않을 텐데 휴일이라는 이유로 보안의 강도가 한단계가 낮아진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이 금속탐지기만 작동했더라면 김씨 가방안에 들어있던 페인트통과 인화물질을 인식해 출입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또한, 경찰이나 청사 자체 방호원의 검문 또한 형식적인 것으로 드러났다. 하루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지나가 일일이 체크하기 힘든것은 당연하겠지만 이는 그들의 업무다. 근무에 충실하지 않는다면 이와같은 일이 충분히 발생할 수 있다. 이번 사건에서 또한 첫번째 관문에서 방호원이 출입증만 제대로 확인했더라면 이런 일이 생기지 않았을 것이다. 마지막 스피드게이트에서도 문제점이 발견됐다. 출입증을 대지 않으면 아예 통과 자체가 불가능하지만, 시스템 상의 오류로 인해 가끔 문을 열어놓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이때 옆의 방호원에게 출입증을 보여줘야 하지만 이때 빨리 들어가고 싶어 하는 공무원들의 재촉으로 이 절차 또한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한다. 설비관리를 조금만 제대로 했더라면 이런일이 일어났을까.
 결국 3중 보안망을 뚫은 김씨는 18층 교육과학기술부 사무실까지 올라가 불을 지른 후 투신했고, 그 때까지도 보안의 경계가 뚫린 사실을 아무도 몰랐다고 한다.
 이번 방화사건으로 인해 우리나라 정부중앙청사  보안의 취약성이 만천하에 공개가 되었다. 세 단계 중 단 한 단계라도 제대로 실행되었다면 이런 일이 없었을텐데 국제적 망신을 떤 것이다. 이번 일로 보안시스템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할 것 같다. 또한, 근무자의 태만 또한 엄중히 처벌받아야 할 것이다.
 얼마 전에도 북한군 병사가 동부전선 철책을 넘어 우리측 전방소초 내무반까지 올 때까지 경계가 뚫린 사실을 우리 군이 전혀 몰랐던 적이 있다. 국가 보안이 얼마나 중요한지 모르는 바 아닐텐데, 말로만 보안을 떠들다 이렇게 보안의 취약성이 드러나는 일만 생기는 듯 해 안타까울 따름이다.
정부는 이번 일련의 사태를 국가의 보안체제 전반에 대한 경고로 받아들이고 새로운 시스템과 정신력 배양으로 보안이 국가의 생명임을 전 공직자에게 심어주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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