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12. 10. 17.


‘청소년 지킴이’ 사단법인 한국 청소년 육성회   김성국 사무총장

 

 

 



 


 통계를 들여다보지 않아도 지금 우리의 자녀와 청소년들이 그다지 행복하지도 맘껏 미래를 꿈꾸지도 못한다는 걸 잘 알고 있다. 미래는 이미 와 있다, 다만 아직 널리 퍼져있지 않을 뿐이라는데, 아니다. 청소년들은 우리 곁에서 이미 자라고 있는 미래다.
 청소년들에게 활짝 열려있는 곳이 있는데 아는 사람은 다 알지만 모르는 사람은 통 모르는 것 같다. 재미있는 일을 해보고 싶다거나 누군가에게는 알려야 할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청소년 또는 그들을 알고 있는 어른이 있다면 거침없이 문을 두드려 봐도 좋은 곳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청소년 보호 및 육성기관으로 알려진 사단법인 한국청소년육성회(이하 육성회) 제13대 사무총장에 취임한 김성국 전 성북경찰서장을 추석 전인 지난 25일 중구 수표동에 있는 육성회 사무실에서 만났다.
 경찰간부후보생 26기(1978)로 경찰에 입문한 김 사무총장은 전남 광양, 경남 함안, 서울 성북경찰서장을 비롯해 인천공항과 김포공항 경찰대장, 경찰청 교통관리실 교통안전담당관, 경기도 경찰청 정보통신과장 등을 역임했으며 2011년 경기도 안산 상록경찰서장을 끝으로 퇴임했다.
 지난 8월 29일 취임식을 가진 김 사무총장은 “와서 보니 생각보다 훌륭한 일들을 많이 하고 있었다” 는 놀라움을 전하며 인터뷰를 시작했다.

 

- 취임 후 약 한달 정도 지났는데 업무파악은 하셨나요?
 지방 지부회도 다니고 관계 기관의 부서, 서울시, 경찰본청을 비롯해 관할 경찰서 몇 군데 찾아다니며 인사도 드렸다. 본부 내 각 사무실 업무를 파악하고 팀장급 이상 실무진들로부터 업무 보고도 받으며 보내다 보니 한 달이 훌쩍 지났다.

- ‘한국청소년육성회’와는 어떻게 인연이 닿은 건가요?
 육성회는 경찰청 산하 법인이다. 역대로 퇴역한 경찰관 중 청소년 문제에 관심있는 분들이 와서 일을 해왔다. 아주 젊은 때, 경찰 초년 간부 시절, 자매결연을 맺었던 부모없는 어린 오누이를 성년이 될 때까지 도왔던 경험을 시작으로 청소년 일에 관심이 많았던 것 같다. 광양경찰서장 시절이나 성북경찰서장 재직 시 육성회 관계자들을 돕고 고문역할을 하는 등  육성회를 만들거나 지역 청소년육성회 활동을 많이 했다. 그런 점들이 여기 계신 분들의 추천을 받을 수 있었던 것 같고 이사회의 만장일치를 받아 사무총장직을 맡게 됐다.

 

- 청소년 단체가 많습니다. 육성회가 다른 단체들과 다른 점은 어떤 건가요?
 서울시로부터 위탁받아 수련관(서울시립청소년수련관)과 상담센터(서울시 청소년상담복지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육성회는 본래 내무부 관할로 시작해서 경찰청, 서울시 관할로 이어져왔는데, 국가에서 맨 먼저 청소년 육성사업을 시작한 곳이 이곳이다. 역사가 약 48년 정도 됐다.
 다른 곳은 근래에 생겼고 하는 일도 다양하지 못한 반면, 우리는 다양한 일을 하고 인원도 많은 편이다. 상담센터만 해도 몇 백 명의 상담 전문 인력이 활동하고 있다. 수련관까지 합하면 약 300여 명의 직원이 있다. 그밖에도 각 구에 있는 청소년수련관이나 상담센터에 우리 직원들이 파견 나가 있기도 하다. 경찰청의 원스톱지원센터나 182(경찰청 민원상담 및 실종아동신고센터 전화번호)상담센터에도 직원들이 나가 있다. 육성회에서 수련관과 상담센터를 운영해왔으나 힘에 부치다보니 서울시의 위탁을 받아 운영하는 형식이 된 것이다.

 

- 청소년수련관 이용은 어떤 식으로 이뤄지고 있나요?
 좋은 프로그램이 아주 많다. 비행청소년이 있으면 경찰서에서 소년원이나 이런 곳으로 보내지 않고 우리에게 보낸다. 사랑의 캠프나 힐링캠프 같은 곳의 가족적인 분위기에서 선도하여 다시는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청소년이 되도록 돕고 있다. 아이들이 이곳에 와서 쉬고 밥도 해먹으며 잠시 동안 안정을 취할 수 있도록 한다.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에게 제빵 기술도 가르치고 있다. 참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마련해 놓았더라. 아이들이 개인적으로 알고 찾아오기도 하고 학교에서 신청해서 프로그램에 참여하거나 하는데, 의외로 많이 알고 있지는 못한 것 같다. 프로그램별로 한정된 인원이 있는 터라 참여에 제한이 있는 편이지만 참여하는 인원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교통이 좋다보니 이 근방 학교 아이들뿐만 아니라 다른 곳에서도 찾아주는 것 같다.
 상담복지센터 직원들은 거의 석박사 전문인력 들이다. 우리가 제일 잘 되어 있어서 여성가족부에서도 애로사항을 경청하러 오기도 한다. 일전에는 총리도 다녀갔다. 우리는 공공기관에서 하는 단체다. 영리를 목표로 하는 단체가 아니기 때문에 위에서 제일 믿는 것 같다.
 프로그램 면에서도 우리 쪽에서 만든 프로그램을 다른 곳에서 많이 활용하기도 한다. 마침 책을 한 권 가지고 교수님이 찾아오셨는데 60년대 이곳에서 상담을 시작하셨던 분이다. 지금은 교수가 돼서 저술한 책을 가지고 방문한 것이다. 그 외에도 이곳에서 상담을 맡았던 분들이 청소년수련관 관장이 됐거나 곳곳에서 활동하고 있다. 오랜 역사를 가진 곳이라 가능한 것이다.
 우리는 24시간 대기 하고 있다. 차까지. 경찰 쪽에서 연락오거나 하면 우리들이 바로 간다. 최장 3일까지 이곳에서 보호할 수 있다.

 

- 요즘은 청소년들의 어려움이 많아서 상담 전화도 많을 것 같다. 
 수없이 온다. 해피콜 1388도 여기서 한다. 업무보고를 보면 상담 건이 아주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루 분량만 해도 엄청나다. 어떻게 설명할 수 없이 정말 많다. 그 외에도 팀이 하도 많아서 일일이 설명하기 어려울 정도다.

- 학교폭력 문제 때문에라도 학교별 지원을 하기도 합니까?
 학교별로 직접 간다. 학교에서 요청이 있으면 파견하기도 한다.


- 학교가 많이 활용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민간단체가 학교보다 관심을 더 많이 갖고 있는 것 같다. 정작 학교는 귀찮아하는 것 같기도 하다. 문제가 노출되는 것도 싫어한다. 알려주면 상담도 하고 예방교육도 실시해주고 할텐데 쉬쉬하는 경향이 많은 것 같다. 청소년에 관심 기울이는 단체들이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경찰에 여성 청소년과가 없었는데 도시 경찰서 같은 경우는 여성 청소년과를 창설하는 추세다. 우리와 같은 업무를 하는 셈이다.
 아주 보람 있고 아주 재미있다. 여기 있다 보면 아이들이 제빵 교실에서 만든 빵을 만들어서 가져다주기도 한다. 고소한 냄새가 가득하다. 그 모두가 무료로 진행된다.

 

- 지원이나 예산은 어떻게 이뤄집니까?
 상담복지센터 같은 경우는 서울시뿐만 아니라 여성가족부와 경찰청에서 지원을 받는다. 사업신청을 하면 지원해주는 방식이다. 각 프로그램별로 지원을 받는 거라 구청의 지원을 받기도 한다.

 

- 단체는 많은 일을 하고 싶어도 예산 때문에 활동의 제약이 있지 않습니까?
 위탁받아 하는 일의 예산은 대체로 인건비에 쓰이는데 우리는 예산을 받아서 관리하지 않고 상담센터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담당자들에게 직접 줘버린다. 그곳에서 직접 알아서 집행하도록 한다. 감사도 시의회에 요청해서 그쪽에서 받는다. 우리 법인이 돈을 집행하지는 않는다. 우리는 정말 투명하다. 우리는 예산을 따서 그분들이 일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지구별, 구별 회원들이 자체적으로 회비를 걷어서 각 지구별로 집행한다. 회원들이 호주머니를 털어서 하는 봉사활동이다. 육성회 본회에서 회비를 걷지는 않는다. 그러니까 시군별로 가보면 자기들끼리 청소년 관련 사업을 많이 한다. 방과후학교라든지 아이들 독서실, 맞벌이 부부 자녀 돌보는 곳, 수련관, 상담센터 등 다 하고 있다. 서울시만 해도 31개 지부가 있다. 본부와 나는 이 모두를 관리하는 일을 한다. 그분들을 임명하거나 해임, 위촉, 교육, 업무감독 등을 모두 관할한다.

 

- 육성회의 총재를 비롯한 임원들은 어떤 분들입니까?
 총재를 비롯한 임원들은 민간인들로 봉사에 뜻을 두고 자신들의 사재를 털어 일을 한다. 사무총장과 본부장, 직원들이 상주, 상근하면서 일을 하게 된다. 사무총장은 임기 4년이다. 다른 분들은 명예직이다.
 프로그램을 점검하고 있는데 새로운 프로그램 개발을 촉진하는 중이다. 며칠 전에는 구태의연한 프로그램이 아닌 아이들에게 선호받는 프로그램을 짜라고 직원들에게 일렀다. 매주 월요일에 보고를 받는다. 좋은 프로그램이 있으면 국가에서는 얼마든지 지원한다.

 

- 임기동안 계획하고 있는 일들은 어떤 것입니까?
 육성회의 주인은 청소년이다. 청소년에게 직접적인 도움이 되는 일들을 집중적으로 하려고 한다. 첫째는 학교폭력근절에 집중하기 위해서 교재도 만들고 학교별로 방문도 해서 상담도 해주고 또 폭력 피해자 보호도 해주는 역할을 강화할 거다.
 다음은 성범죄 근절이다. 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성범죄, 성폭력을 근절시키는 시민운동을 전개하려고 한다. 예를 들어 케이블TV 등에서 프로그램은 19세로 제한돼 있지만 앞뒤로  아주 야한 광고들이 무차별하게 나오고 있다. 유선방송이나 케이블방송 등에 직접 공문을 보내거나 찾아가서 이에 대한 도움을 요청할 예정이다. 또 피시방 같은 경우 아이들이 무방비로 노출돼있어서 찾아가서 계몽하고 선도활동을 전개할 것이다. 정부 부처에 건의도 할 것이다. 인터넷 상의 음란동영상을 캐치하는 프로그램도 있다. 여성가족부에 신고하는 일도 하고 있다. 특히 어린이를 상대로 하는 야한 동영상 퇴치 운동 등, 법제화 등에 노력을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는 육성회의 회원을 10만 명까지 늘릴 계획이다. 육성회의 회원은 청소년을 돕고자 하는 뜻있는 일반 시민이다. 현재 4만 명이 넘지만 10만 명까지 확대하려 한다. 10만 명이 나서서 청소년을 위해 건전한 사회를 만드는 일을 한다면 얼마나 힘이 될 것인가. 각 도시별로 지구회를 양성해서 인원도 늘리고 조직 내실화 운동을 할 것이다.

 

- 건물이 아주 새것 같습니다.
 엄청 오래된 건물인데 최근에 서울시에서 리모델링을 해줬다. 1970년에 건립되어 개관한 건물이다. 너무 오래되다 보니 건물이 낡을 대로 낡았는데 리모델링을 했다. 실내도 아이들 친화적인 색깔로 칠했다. 
 
 청계천변에 있는 서울청소년수련관 건물은 잘 다듬어진 옥상 정원을 비롯해 공간을 활용하고자 애쓴 흔적이 역력했다. 옥상을 제외하고 밤 10시까지 개방한다. 외국이나 북한 등에서 중도 입국한 청소년들의 한국어 습득을 돕는 프로그램이라든지 대안학교 형태의 수업을 진행하고 있기도 하며 ‘우리집’이라는 일시 보호소도 있다. ‘우리집’은 보호가 필요한 청소년들의 단기 쉼터인데 남녀 각 구분된 층을 사용하며 필요하면 장기 쉼터인 곳으로 연결시켜 주기도 한다. 이밖에도 청소년들의 꿈을 이뤄주기 위해 돕는 두드림(Do Dream) 프로그램이라든지 댄스, 스포츠, 폭력예방교육 프로그램, 경찰로부터 인계된 청소년들의 안정과 복귀를 돕는 프로그램 등도 마련돼 있다.
 60년대 지어진 기둥 크고 튼튼한 지하 1층 지상 8층의 건물 내 곳곳을 안내하며 각 층 각 공간마다 어떤 프로그램들이 진행되고 있는지 상세하고도 친절하게 소개해준 서울청소년수련관 정진문 부장에게 감사드린다.

 

- 임기 후 계획이나 또는 개인적으로 이루고 싶은 꿈이 있습니까?
 계속해서 청소년을 위한 봉사활동 기회를 가질 것이다. 학교 방문하면서 상담 자원봉사도 하고 책을 저술하는 일 등 청소년 관련된 일을 끝까지 할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책을 내고 싶다. 경찰생활하면서 많이 구상하고 쌓아뒀다. 노후에 정리해서 1년에 한 권씩 자비출판할 생각이다. 출판사에서 내면 영리에 빠지기 쉽기 때문에 자비로 출판한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 약 20년 전에 소설을 한 편 써서 출판사에 보낸 적이 있다. 얼마의 돈을 내면 출판해주겠다고 하더라. (웃음). 일기를 계속 써왔다. 어린 시절 별명이 문학소년이었다. 친구들은 문학소년이 경찰이 됐으니 따뜻한 경찰이 될 것이라고 했다.

 34년 여 세월 동안 경북을 제외하고 전국 각지에서 경찰 공무원 생활을 한 김 사무총장은 시말서 한 장 쓰지 않고 임기를 마친 점에 감사했다. 1년에 한 권씩 책을 내고 싶다는 포부에서 보이듯 이야기를 좋아했고 잘 했다. 경찰 초년 간부 시절 청소년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였던 강원도에서 만난 그 오누이 이야기라든지, 합천 해인사 문화재 도굴범을 잡던 경험, 우리나라 최초로 카드 위조사범을 잡았던 얘기, 지강헌 일행 사건 해결의 단초를 잡았던 얘기라든지 김 사무총장이 몸으로 부딪친 경험들이 언젠가 밤새워 읽을 만한 소설로 재탄생할 것도 같다. 빵굽는 아이들과 전직 경찰간부의 헌신. 서울 수표동 청계천변에 가면 지금 만날 수 있다.

                                                      박향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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