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12. 11. 14.
11월 11일은 무슨 날?
또 한 번 이벤트의 달이 돌아왔다. ‘화이트 데이’, ‘발렌타인 데이’, ‘로즈 데이’ 등 등.. 매달 특정 날이면 각각 다른 이름의 이벤트로 너나 할 것 없이 연인들 혹은 친구들끼리 선물을 주고받는데 정신이 없다. 11월도 예외는 아니다. 11월 11일이 바로 그 날이다. ‘빼빼로 데이’. 매년 이맘때 즈음이면 어느 곳에 가든 각종 모양의 초콜릿 막대과자, 인형이 담긴 바구니, 쿠션 등 화려한 선물들로 가득한 것을 볼 수 있다.
하지만 턱없이 비싼 가격에 입이 떡 벌어질 수밖에 없다. 과자만 담긴 바구니는 2만원, 곰인형과 함께 포장된 세트는 8만원, 꽃다발 세트는 10만원. 상업적인 날로 전락해버린 이런 날들로 인해 불필요함을 알면서도 너도나도 이런 것들을 사고 있는 것이다.
11월 11일을 더 의미있게 보낼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사실 11월 11일은 또 다른 기념일이기도 하다. 가래떡 데이와 농업인의 날이 바로 그 것이다.
2006년 시작된 가래떡 데이는 11이라는 숫자가 가래떡 모양으로 생겼다는 점에서 착안해 정한 날로, 남아도는 쌀 소비를 활성화시키자는 의도, 그리고 우리나라 고유문화를 정착시켜 보자는 의도가 담겨있는 날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의 오랜 전통음식인 만큼, 가래떡을 먹으며 전통문화를 살리는 것 또한 이 날을 의미있게 보내는 방법 중 하나 일 것이다.
그렇다면 농업인의 날은 어떤 날일까?
농업인의 날(농민의 날)이란, 농업이 국민경제의 근간임을 국민들에게 인식시키고 농업인의 긍지와 자부심을 고취시키며 노고를 위로하기 위한 목적으로 제정된 기념일이다. 농민은 흙에서 나서 흙을 벗삼아 살다가 흙으로 돌아간다는 의미에서 흙자가 겹친 土月 土日로 상정했고, 이를 아라비아 숫자로 풀어쓰면 11월 11이 된다는 데에서 착안해 이 날로 지정한 것이다. 또한 농민들이 한 해 농사를 마치고 쉬며 즐길 수 있는 좋은 시기라는 점도 고려됐다고 한다. 모두 알다시피 농업은 우리민족을 유지시켜온 대표적 산업이다. 시대가 발전함에 따라 농업이 설 자리가 비좁아 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우리 삶의 모든 것이 농경문화에서 시작됐고 여전히 우리민족의 뿌리임을 부인할 수 없다. 그렇기에 농민들에게 감사하는 시간을 가지는 것도 좋은 방법인 것 같다.
막대과자 대신 가래떡을 포장해 파는 곳도 간간히 보이고, 한국 대학생인재협회 회원들이 홍대 걷고 싶은 거리에서 농민의 날을 홍보하기 위한 퍼포먼스를 벌이기도 하는 등 변화가 조금씩 보이기는 하지만 아직은 미흡한 것 같다.
물론 친구 혹은 연인끼리 초콜릿 과자를 통해 사랑을 주고받는 문화 또한 존중하지만, 지나치게 상업적인 유혹에 넘어가기 보다는 우리 전통문화도 생각하고 농업인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하루를 보내보는 것 또한 의미가 있을 것 같다.
다음 11월 11일에는 막대과자 대신 가래떡을 선물해 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