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12. 12. 12.


2012대선 스케치

 

 

대선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날씨가 영하 10도를 오르내리는 가운데 양당의 뜨거운 선거전으로 열기가 후끈하다. 이런 가운데 11일 현재 안철수의 사퇴로 조금 앞서던 박근혜 후보가 안철수의 재등장으로 오차범위 안에서 초박빙 우세를 걷고 있다고 전해진다.
말이 많던 TV토론도 두 번 했지만 토론으로 인해 표가 왔다 갔다 하지는 않는 양상이다. 따라서 이대로 별 이슈가 없이 진행된다면 이번 대선은 5%내의 표차로 당락이 결정될 것으로 보여 향후 일주일이 어느 때보다도 중요해졌다.
이미 양당이 유명 연예인이나 과거정권의 실세들을 전면에 내세웠기 때문에 눈에 확 띄는 사람이나 획기적인 공약을 내세우기는 틀려 보인다. 그렇다고 예전같이 돈으로 표를 살수도 없고 북한을 이용한 안보위기로 표를 건지기도 힘들어 졌다. 그렇다면 이제부터는 상대의 실수를 바라거나 원자폭탄 급 루머를 생산해서 인터넷을 통해 퍼트리는 방법 등 다양한 수를 연구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이정도 사는 나라의 대통령 선거쯤 되면 현재 우리나라와 국민의 처지를 함께 고민해보고 어떻게 하면 이 고비를 현명하게 넘길 것인지에 대해 국민의 공감대를 형성해야 함에도 과거의 선거방식 그대로를 고집한다. 참 일관성 있다. 얼굴만 몇 바뀌었지만 역시나 유명 연예인들이 후보들의 뒤에 서서 사진이나 찍고, 혹은 식전 행사에서 얼굴마담을 하면서 사람들을 모으고, 한쪽 정당에서 좋은 자리 잘 해먹다가 퇴출당한 사람들을 모아서 서로 상대편을 공격하는 양상이 5년에 한 번씩 반복된다.
대통령 후보로 나온 어떤 사람은 TV토론장에서 공공연히 특정인을 떨어뜨리기 위해 이번 선거에 출마했다고 목청을 높인다. 정당의 목표가 정권을 획득하는 것이고 그 정당에도 당원들이 있을법한데 그런 말을 듣고도 당원들이 조용한 것을 보면 조금 의아하다.
유력후보로 있다가 갑자기 사퇴한 안철수는 문재인 후보와 이념의 차이가 있다고 말하는 등 알 듯 모를 듯 행보를 하다가 결국은 문재인 후보를 지원하고 있지만 그의 최근 행동에는 그가 외치던 진심이 보이지 않는다. 선거법상 등록을 해야만 선거 운동을 할 수 있다지만 그 흔한 노란색 점퍼나 목도리 하나 메고 다니지도 않고 민주당이 집권을 한다고 해도 어떤 임명직도 사양한다고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세 번이나 대권에 도전했다가 최근 박근혜 후보를 지지한다고 했던 이회창 씨는 “문 후보는 스스로 빛을 못 내는 달과 같다. 여자 한 사람을 당해 내지 못하고 남자 둘이 손잡고 뭉쳐 다니는 것을 보니 남자 체통이 말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고 한다.
참 부적절한 말이다. 박근혜 후보를 여자 한사람이라고 표현한 말도 귀에 거슬리고 남자 체통 운운하는 것은 시대가 어떻게 변하고 있는 것을 간과한 발언으로 보여 유감이다. 지금의 대선이 단순한 여자와 남자의 대결도 아니고, 그가 말하는 2:1의 싸움도 아니다. 안철수를 지지하던 사람들이 모두 문재인 후보 지지하는 것도 아니고, 두 사람이 손잡고 다닌다고 해서 표가 몰리는 것도 아닌 것이다.
우리 국민은 보수도 진보도 아니다. 단지 정치지형이 많이 바뀌고 사람도 조금 바꿨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래서 안철수가 필요했던 것이다. 그 정도 했으면 알아차려야 하는데도 아직도 정치인들과 정치는 그대로다.
도대체 정치하는 사람들은 깔끔하게 은퇴라는 것이 없다. 정치가 생물이라서가 아니라 5년에 한 번씩 그들을 필요로 하는 대선정국이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것이 없는 대선, 이것이 2012년 우리 대한민국의 대선 현장이다. 2017년은 조금 바뀌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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