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13. 01. 03.
계사(癸巳)년을 맞이하며
계사년의 해가 밝았다. 올해는 구름이 끼는 곳이 많아 힘차게 떠오르는 일출을 보지 못한 곳이 많았지만 2013년을 비칠 태양은 어김없이 떠올라 구름 사이로나마 우리에게 희망을 전해주었다.
계사년은 60년에 한번 오는 흑뱀의 해라고 전해진다. 지난해가 흑룡의 해라고 해서인지 한반도를 둘러싼 주변 4강 지도자들의 선거가 있었다. 미국은 오바마가 재선에 성공했고, 러시아는 푸틴이 다시 권좌에 앉았으며, 중국은 시진핑이 일본은 아베 총리가 집권했다.
우리 대한민국 역시 대선이 있었으며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가 여성 최초로 대통령에 당선됐다. 비슷한 시기에 주변 4강의 지도자가 함께 2013년을 여는 것이다.
새해를 시작하는 것이 비록 반복되는 일상의 연속이긴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 당선자를 비롯한 주변 4강의 지도자들이 새로운 리더십을 발휘해 침체에 빠진 세계경제를 회복시키고, 공전하는 남북한 문제가 원만하게 풀릴 것 같은 기대감이 드는 것이 예년과는 다른 계사년 새해 느낌이다.
그래서인지 우리나라 예산이 해를 넘겨 1월 1일 새벽에 타결됐다는 소식도 그리 나쁘게 들리지 않는다. 새로운 대통령이 등장했으니 누가 당선됐든 공약 실현을 위한 약간의 예산이 배정되어야 하니 여야 간의 기(氣)싸움이야 어쩌면 당연한 것이라 여기기 때문이다.
새해부터는 많은 것이 달라질 것이다. 아니 달라져야 한다. 새로운 대통령, 그것도 여성 대통령은 우선 공직자들의 부정부패를 뿌리 뽑아야 하고 언론을 비롯한 시민단체, 그리고 온 국민은 새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줘야 한다.
러시아나 중국도 부정부패와 전쟁 중이다. 이는 권력이 집중될수록 측근 공직자들의 부패가 심각하다는 것을 입증하는 단면이기도 하다. 새 대통령인 박근혜 당선인은 탕평에 중심을 두고 있다고 한다. 탕평은 바로 인사(人事)를 말한다. 자리를 사고파는 것을 막겠다는 뜻일 수도 있고, 특정 인맥으로 나라를 다스리는 것을 금하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명일 수도 있다.
탕평은 소통과 국민 단결의 다른 말이기도 하다. 러시아의 푸틴은 새해 첫마디가 국민단결이다. 일본이나 중국 역시 국민의 힘을 한 곳에 모으려고 안간힘을 쓰는 중이다. 국민의 힘이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이다.
박근혜 당선인의 뜻을 시도지사 및 기초단체장들도 정파나 이념을 떠나 적극 따라야 한다. 내년 6월에는 지방자치 선거가 있기 때문에 능력과 자질을 떠나 자기 사람 심기 바쁠 것으로 예견되기 때문이다.
정부의 수장과 지방의 수장을 모두 선거로 뽑기에 인사문제는 약간의 부작용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도를 넘는 인사는 민주주의 뿌리를 흔드는 것이다.
대통령 혼자 잘해서는 나라가 잘될 수 없다. 아이들을 무상보육 시키고, 무상급식에 반값등록금 등등을 실현해 복지 국가를 만들겠다는데 반대할 국민은 없다.
그러나 약속을 지켰다고 자기 스스로에게 만족감을 주거나, 단지 공약만을 이행하기 위해서 국민의 세금을 펑펑 써대거나, 혹은 한 번 더 당선하자는 목표에서 행해지는 인사(人事)나 예산 지출은 시대 흐름에 벗어나고 결국 국민에 의해 퇴출된다는 사실을 모든 선출직 공직자들은 명심해야 한다.
시대가 바뀌고 있다. 그것도 엄청난 속도로. 금년은 뱀띠 해 2013년, 모든 선출직공직자들은 자기 스스로를 한번 뒤돌아보라. 뱀은 뒤를 보지 못하고 앞으로만 간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뱀의 해 계사년. 우리 모두 앞만 보지 말고 과거와 현재를 뒤돌아보고, 그리고 가끔은 주변도 살피며 함께 살아가는 대한민국을 만들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