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13. 02. 12.
원두값 내려도 오르기만 하는 커피값
아메리카노 한잔에 들어가는 커피 원액은 2잔, 생두로 따지면 10~14g이 들어가고 가격은 123원 정도다. 아메리카노의 원료인 생두 가격이 지난 1년간 꾸준히 하락해 지난달은 전년 동기 대비 무려 30%가까이 떨어졌다. 그에 더해 환율 또한 7% 이상 떨어져 커피가격 하락을 기대했지만, 기대와는 달리 커피값은내리기는커녕 오르기만 한다.
아메리카노 한 잔의 가격은 지난 해 평균 10%씩 올라 3천원 내지 4천원을 웃돌고 있다. 에스프레소는 더 심하다. 원액은 아메리카노 절반인 1잔, 물은 12분의 1 수준인 30ml만 들어가지만 가격은 아메리카노와 비슷하다.
하지만 커피전문점 측은 커피값은 단순히 원두값 만으로 측정되는 것이 아니라 거액의 임대료, 커피머신 가격, 아르바이트생 포함 각종 인건비 등 많은 요소를 고려해 정해진 것으로 따지고 보면 막상 남는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대형 커피 프랜차이즈에서도 비슷한 항변을 하고 있다.
첫번 째로는 안정적 커피공급을 위해 원두 수입에 대해 4-5년치 미리 계약하기 때문에 가격하락이 반영되지 않는점이다. 또한 커피전문업체가 증가함에 따라 업체마다 고비용을 들여 고유의 비법으로 로스팅해 특유의 맛과 향을 내는 것이기에 가격상승은 당연하다는 것이다. 또, 커피는 단순히 음료를 마시는 것이 아니라 분위기 좋은 인테리어 매장 안에 자리를 잡고 앉아 이야기를 하는 문화라는 것이다.
원두 가격의 변동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하나 원두가격이 올랐던 경우는 항상 ‘원가의 상승으로 인한 커피값 상향조정’이라는 결론을 내려왔으나, 원두가격이 내릴때는 원가 가격변동으로 인해 커피 소매가를 내린 것을 본 적은 거의 없다. 가격에 바로 영향을 끼칠 수 없다는 이 주장은 그들의 말대로 4-5년을 더 지켜봐야 알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과연 임대료와 매장 인테리어비, 임대료, 종이컵, 인건비 등을 필요로 하지 않는 가게 혹은 업체가 있을지 의문이다. 이는 커피업체 뿐 아니라 음식점이나 기타 다른 업체에도 똑같이 적용되는 점을 간과한 것이다.
커피가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았다는 점 등 일리있는 주장도 인정하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커피 원가에 비해 커피 값이 터무니없이 비싼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물론 아메리카노 한잔에 2천원이 안되는 곳도 있지만 지역에 따라 혹은 프랜차이즈 업체에 따라 5천원을 훌쩍 넘는 곳들도 있다는 것이 문제다.
밥 한끼 가격과 맞먹을 정도로 올라버린 커피 가격. 커피 문화가 하나의 사치로 자리잡는 것 같아 씁쓸하다. 어느 정도의 가격선에서 타협을 봐야 판매자와 소비자를 모두 만족시킬수 있을 지 의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