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13. 02. 19.


              ‘힐링’과 명의(名醫)

 

 

요즘 TV에 ‘힐링’ 프로그램이 뜨고 있다. ‘힐링’의 뜻은 몸과 마음을 치유한다는 뜻이지만 TV에서는 오락성을 가미해 출연자가 진솔하게 속마음을 털어놓고 진행자들과 한바탕 웃음으로서 조금은 마음이 편안해지고 이를 보는 시청자들 역시 동병상련의 심정으로 슬픔과 기쁨을 나누는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을 보면 아무리 성공한 사람도 마음의 병은 누구나 한가지쯤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시대가 진정성을 요구해서인지 자기의 허물을 가감 없이 얘기하는데도 빈축을 사기는커녕 “멋있다”는 평이 쏟아지는 것을 보면 세상의 변화무쌍함을 새삼 느낀다.
우리 대한민국은 이제 IT부문에 이어 의학부문도 상당한 수준에 올라있음을 여러 곳에서 볼 수 있다. 상당수의 중국의료진이 한국의 의술을 배우기 위해 방한해 있다고 전해지기도 하고 병을 치료하기 위해 외국에 나가야 했던 번거로움이 없어진 것만 봐도 높은 우리나라 의료수준의 위상을 알 수 있다.
성북구에도 상당수의 명의가 있다. 고려대학교 안암병원에는 신장 전문의 김형규 교수님을 비롯해, 심혈관센터의 임도선 교수, 흉부외과 선경 교수 등등 지면이 부족해서 다 쓸 수 없을 만큼 훌륭한 의료진이 포진해 있다. 아리랑고개에서 개인병원을 운영하는 최종오 원장도 명의에 가깝고, 정형외과를 운영하는 동서병원의 김계영 원장도 필자가 아는 명의 중의 명의다.
요사이는 병원도 어렵다는데 최종오 내과는 늘 환자들로 붐빈다. 간단한 감기만 걸려도 30년 넘게 상당히 먼 거리에서도 꼭 최종오 내과를 찾는 분들이 많다고 한다. 필자가 최종오 원장을 명의로 소개하는 것은 그분이 주사를 아프지 않게 잘 놔주고 약을 잘 지어주어서가 아니다. 그는 우선 환자에게 친절하다. 같은 말이라도 환자의 마음에서 말을 한다. “참! 좋아졌어요. 약 꼬박꼬박 드시고 운동하시면 더 좋아지실 겁니다. 저도 약을 여러 개 먹습니다.”라면서 약을 먹는 부담을 가진 환자들을 편안하게 해준다.
김계영 동서병원장은 명의이면서 또한 양심적이다. 다른 곳에서 고가의 치료를 받던 친구를 소개했는데 “몸도 좋아졌지만 상대적으로 적은 치료비에 놀랐고, 수술보다는 시술을 권하는 모습에 더욱 기분이 좋았다”면서 필자에게 고마움을 여러 번 표해서 필자 또한 즐겁게 해주는 명의 중의 명의다.
병이 나면 어느 병원에 가도 비슷한 약이 처방될 것이다. 물론 제약회사 별로 조금씩 효과가 다르겠지만 환자 입장에서는 의사의 말 한마디에 몸과 마음의 상처가 더욱 ‘힐링’ 되는 것이다.
정치도 마찬가지다. 좋은 정치지도자라면 국민이 아파하는 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진단하고 그에 알맞은 처방을 해야 한다. 그 어느 때보다 진정성이 요구되는 시대에 이 나라 지도자라면, 혹시 지도자를 꿈꾸는 사람이라면 나라 곳곳에 썩고 부패한 곳을 찾아내어 소리 없이 도려내야 하는 것이다.
작은 동네에서 평생 병원을 운영하면서 한결같은 마음으로 지역주민들의 주치의가 되어 그들에게 진정한 ‘힐링’을 실천하는 명의처럼, 대학병원에서 각고의 연구 끝에 난치병을 정복하면서도 봉사를 게을리 하지 않는 교수들처럼, 이 나라에서 소위 정치를 하면서 살아가는 수많은 정치인들은 그분들의 맑고 밝은 모습을 배워야 한다.  

자기 스스로 ‘힐링’ 부터 한 후에 정치권에 몸담아야 옳은 방향이지만, 잘 알지도 모르면서 아무 약이나 처방하고 무조건 메스를 가하는 일은 정말 삼가야 한다.
국민이 어디가 아픈지 진단을 정확하게 한 후 앞장서서 치유하는 일, 주어진 힘을 국민 ‘힐링’에 써야 함에도 부(富)나 축적하려는 정치인들을 ‘힐링’시키는 일, 그일을 해내는 지도자가 명 지도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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