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13. 02. 26.


박근혜정부에 바란다

 

 

지난 25일 박근혜대통령이 취임식을 갖고 제18대 대한민국 대통령에 공식 취임했다.
박대통령은 취임사에서 ‘국민’이라는 단어를 57번이나 사용했고 ‘행복’이라는 단어 20회를 사용했다. 이는 박대통령 정부가 ‘국민행복’에 국정기조를 두겠다는 분명한 뜻으로 이해된다.
박대통령은 ‘한강의 기적’을 4차례나 언급하며 경제부흥에 대한 강한 자신감과 의지를 나타냈다. 한강의 기적은 원래 제2차 세계 대전 이후 수십 년 동안에 걸친 서독의 경제적 발전을 이르는 말인 ‘라인강의 기적’에서 유래한 말로 우리나라가 한국 전쟁 이후부터 아시아 금융 위기 때까지 반세기에 이르는 급격한 경제 성장을 나타내는 상징적인 용어다.
박정희 정부는 지난1965년 일본과 한일 기본 조약을 맺어 무상 금 3 억 달러, 유상 금 2 억 달러, 민간 차관 3 억 달러(당시 우리나라 국가 예산은 약 3 억 5 천만 달러) 등 빚으로 시작한 정부였다. 그 대한민국이 2013년 현재 아시아의 네 마리 용 중 하나로 꼽히게 되었으니 가히 기적(奇蹟)이라 아니할 수 없는 일이다.
기적적인 경제성장으로 인한 부강한 나라가 되기까지는 노동자들에 대한 인권유린과 민주주의의 후퇴 등 여러 가지 부정적인 측면도 있었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의 은근과 끈기, 그리고 특유의 교육열이 큰 역할을 한 것도 사실이다.
어쨌든 한강의 기적을 이룬 박정희 대통령(이하 존칭 생략)과 박정희의 군(軍)후배인 전두환 노태우, 그리고 박정희에 의해 박해 받았던 김영삼과 김대중도 대통령직을 수행했고, 운동권의 후세들인 이른바 386도 한 번의 정권을 잡고, 박정희의 수혜자인 이명박까지 대통령을 지냈고, 이제 박정희의 딸인 박근혜가 제2의 한강의 기적을 이룬다면 박근혜 대통령은 드디어 ‘결자해지’ 즉, 박정희 개발독재와 그에 맞선 운동권에 관련된 과거를 훌훌 털어내는 마지막 대통령이 되는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에게 우리 대한민국 국민이 무한한 신뢰를 보내는 것은 원칙에 입각한 행동과 절제된 말을 하기 때문이다. 말만 번지르르 하고 겉치레나 하면서 마치 자기가 큰일이나 해놓은 양 떠들어대는 여느 인사들과는 천양지차(天壤之差)다.
그래서 총리나 장관 몇몇의 인사청문회나 국회에 계류 중인 정부조직개편법률안 처리 여부 등이 새 정부의 발목을 쥐어 박근혜대통령이 정치를 잘 못 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 것이다. 총리나 장관의 역할도 중요하다지만 그 무엇보다 중요한 대통령의 생각을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총리후보자가 낙마하고 몇몇 장관 후보자들의 청문회에서 난관에 봉착할 것이라는 보도에도 박근혜 대통령은 전혀 서두르거나 당황해 하지 않는다. 그래서 더욱 안정감이 있어 보이고 나라가 잘 될 것이라는 신뢰감이 든다.
그래서 제 18대 대한민국 정부를 이끄는 박근혜 정부에게 크게 바라는 것이 없다. 처음 인수위 때처럼 끝까지 주변이 조용할 것이고, 현안은 하나씩 해결하면 되기 때문이다. 또한 지금처럼 정부에 대한 신뢰가 있다면 경제 부흥, 공정 사회, 문화 창달 등등은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단지 걱정은 외롭게 혼자 모든 것을 이루려 하면 자칫 오류에 빠질 수 있다는 점이다. 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대통령과 한 몸으로 나라를 걱정하며 직언을 서슴지 않는 참모들도 필요하고, 눈뜨면 바뀌는 세상에 대한 지도자의 혜안도 절실하다. 그런 사람을 발굴하는 것이 지도자의 운(運)이고 미래를 내다보는 것은 실력(實力)이다. 그런 것쯤은 다 알고 있겠지만 촌부(村夫)가 기우(杞憂)에서 하는 말이길 바랄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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