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13. 03. 12.
골프와 전쟁 불감증
최근 북한이 핵실험을 하고 핵을 장착한 미사일을 개발하는 등 국제사회에 심각한 위험요소가 되자 미국을 중심으로 북한에 대한 제재논의가 가시화되자 북한은 정전협정 무효 선언과 동시에 대규모의 병력을 휴전선 부근에 전진배치하면서 ‘전면전’ ‘불바다’ 운운하며 우리나라를 위협하고 있다.
대한민국은 1950년 6.25 동란 후 1953년 7.27일 당시 UN군 클라크 총사령관과 북한군 최고사령관 김일성, 중공인민지원군 사령관 펑더화이(彭德懷)가 정전협정에 서명하고 휴전중인 나라다. 그러니 한쪽에서 일방적으로 휴전협정을 파기하면 언제라도 전쟁을 개시할 수도 있는 위험한 나라이기도 하다.
지난 2.25일 우리 대한민국은 박근혜정부가 ‘국민행복시대’를 주창하며 힘차게 출범했으나 아직 조각(組閣)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국회주변을 서성이고 있다. 특히 북한의 김정일이 미쳐 날뛰고 있는데도 국방장관 자리는 비어 있고, 신설된 청와대 안보실장은 공식 임명도 못 받은 채 청와대에서 숙식을 하며 국가비상사태를 진두지휘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북한은 전쟁불사를 외치고, 국방장관은 국회청문회를 통과하지 못해 취임도 못하고 빙빙 돌고 있으며, 산불마저 전국을 휩쓸어 여러 괴담을 양산하는 중차대한 바로 이때, 군 장성들의 골프 문제는 공직자의 기강해이 차원을 넘는 중대한 사건이다.
골프는 운동의 일종이고, 요즘 군(軍)은 체력단련을 위해 골프를 권장하고 있는 추세라 골프 자체를 나무랄 수는 없다. 특히 골프 약속은 윗사람이 약속을 깨지 않는 한 지켜야 한다는 것이 상례(常例)이기 때문에 서로 눈치 보다가 어쩔 수없이 참석한 군인도 있을 수 있겠지만 이번 골프 문제는 절대 그냥 넘겨서는 안 된다는 것이 국민적 공감대다.
1950년에 6.25가 일어났으니 60년이 지난 요즘 군인들이나 필자를 포함한 일반인들은 전쟁의 참상은 물론 모를 것이고, 북한의 실정을 제대로 알 수 없어 아직도 조선시대를 살고 있는 북한의 세습체계를 잘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설마 전쟁이 나겠어?”라며 안심하고 있는 것으로 이해하지만 우리 국민의 전쟁불감증을 일깨우기는커녕 “군인들이 골프치는 것을 보면 별거 아니네!”라는 생각을 국민에게 주었기에 더욱 걱정이 앞서는 것이다.
우리 군인들이 북한을 우습게보고 북한군대의 휴전선 전진배치가 단순한 겁주기나 정치적 쇼 정도로 생각되어 휴일에 골프를 쳤다면 그야말로 큰 오산이다. 미국이라는 세계경찰이 우리나라를 보호하고 있는데 무슨 걱정이냐고 생각하는 국민이 있다면 이 또한 큰일이다. 전쟁은 한번 일어나면 장시간에 걸치고 그동안 쌓은 한강의 기적도 물거품이 되며 이를 복구하기 위해서는 또 장시간의 노력을 해야 한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북한도 쉽게 전쟁을 일으키지 못하겠지만 아무렇지 않게 3대 세습을 하는 정치적 분위기와, 김정은의 명령이면 무작정 전쟁을 감행할 수 있는 집단이라는 것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1차적으로 전선을 지키는 군인들이 안보의식이 해이되어 준전시상태인 현재 시점에서 골프를 즐기는 것이 어쩌면 우리 국민들의 전쟁불감을 더욱 유발시키는 결과일지도 모르기 때문에 더욱 걱정이 앞선다.
골프는 편안할 때 쳐야 그 맛도 나고 공도 잘 맞는다. 여당의 대표는 준전시상태라고 말하고 전방을 지켜야할 장군들은 골프나 즐긴다면 영 앞뒤가 맞질 않는 일이다. 남북이 분단된 현실에서는 골프채를 들고 하늘을 향해 공을 때리기보다는 총을 차고 북한을 뚫어지게 응시하는 자세가 군인의 올바른 자세다.
소수의 군인이 그랬겠지만 정부가 출범한지 얼마 되지도 않고, 준전시상태라는데 국방장관은 청문회 통과도 어렵고, 국민은 전쟁불감증에 걸려있다는 보도가 여기저기 보이는데 본질을 보지 못하고 공직자의 기강해이나 탓하는 당국자들이 한심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