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13. 03. 19.
프란치스코 교황
로마 교황청 굴뚝에 흰 연기가 피어올랐다. 마침내 콘클라베(교황선출을 위한 추기경 비밀회의)가 끝나고 새 교황 탄생을 알린 것이다.
새로 선출된 프란치스코 교황은 남미 출신으로 1200년 만에 비 유럽국 출신 교황이며 평화를 중시하고 청빈을 실천해 10억 카톨릭 신자는 물론 수많은 지구촌 사람들의 존경과 사랑을 한 몸에 받는 분이라고 전해진다.
하늘도 프란치스코 새 교황 선출을 반기 듯 미국의 한 지역에서는 새 교황이 선출된 13일(현지시간)에 천사 구름이 떠올랐다고 전해지기도 하고 취임식에는 100만 인파가 바티칸에 운집했다고 하니 가히 살아있는 성인(聖人)이라 칭하기에 무리함이 없어 보인다.
가톨릭(Catholic)은 보편적, 널리 알려진 등의 뜻을 가진 그리스어로 우리나라에서는 천주교로 불린다. 카톨릭교회는 유럽과 미국을 중심으로 전 세계에 약10억 명 이상의 신도를 가진 기독교 최대의 종파로 약 9억명의 신도가 있는 이슬람과 함께 세계 최대 종교의 하나로 알려졌다.
우리나라 천주교는 조선후기에 100년간의 각종 박해를 받으면서 꾸준히 성장해 민주발전과 사회공헌에 앞장섰으며 김수환 추기경이라는 훌륭한 사도를 배출하기도 했다.
새 교황 선출에 필자 같은 무신론자는 물론 세계 언론이 관심을 갖는 것은 그 분의 어록과 족적이 남다르기 때문이다. 프란치스코 새 교황은 14일(한국시간) 교황에 선출된 직후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낼 때에도 교황의 위엄을 나타내는 붉은 망토를 걸치지 않았으며 모든 일정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가는 교통편도 교황청이 마련한 전용차를 마다하고 추기경들과 함께 버스를 이용했다.
첫 일과인 성마리아 대성당 미사에 앞서서는 콘클라베에 들어가기 전에 묵었던 호텔에 들러 숙박료를 직접 계산했고, 대성당 방문 사실도 현지 관계자들의 불편을 덜기 위해 성당 도착 10분 전에 통보했으며 일반 차량으로 이동했다고 전해지기도 한다.
새 교황은 또한 축복을 전하면서 \'교황\'이라는 단어 대신 \'로마 주교\'라는 표현을 쓰면서 겸손과 청빈을 스스로 실천하는 분이기 때문에 요즘같은 시대에 더욱 눈이 가고 귀가 쏠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어찌보면 교황도 특정 교계 지도자 일뿐인데 이렇듯 세계인의 관심과 존경을 한 몸에 받는 이유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아직도 세계는 평화가 자리 잡고 있지 못하며, 돈과 권력을 쥔 자들의 횡포가 곳곳에서 알게 모르게 자행되고 있어 새 교황에게 거는 기대가 남다르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번에 캐나다 피겨대회에서 우승한 김연아 선수는 아름다운 피겨스케이팅으로 우리 국민에게는 커다란 희망을 주고 세계인에게는 가슴 뭉클한 감동을 안겼다. 그동안 새 정부가 출범한지 22일이 지나도 꿈쩍 않던 여야의 국회 원내대표단은 “김연아 우승기념 타결을” vs “콘클라베처럼 끝장보자”며 자리에 앉았다고 하니, 프란치스코 교황 선출과 김연아 선수의 우승이 세계사는 물론 우리나라 국사까지 쓰고 있는 진풍경을 연추했다.
교황께는 한없는 존경과 김연아 선수에게는 국민을 대신해 진심어린 감사를 표한다. 우리나라 정치권이 이리저리 갈팡질팡 헤매고 있을 때 가끔 교황님과 김연아 선수의 힘을 빌릴 수 있으면 좋으련만 교황은 한국정치인들만을 위한 자리도 아니고 김연아 선수는 나이가 있어서 오랜 기간의 선수생활이 곤란할 것 같은데 향후 여야 대치 때에는 누가 실타래를 풀어줄지 걱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