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13. 03. 26.
이제는 한 템포 쉬어갈 때
날로 청년 취업난이 심해지면서 학점을 다 채우고도 졸업을 미루는 대학생이 늘고 있다. 졸업생 보다는 재학생의 신분이 취업에 더 유리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아르바이트 전문포털 ‘알바천국’이 전국 대학생 175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대학생 10명 중 4명은 대학 졸업을 미룰 생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이유 외에도 스펙을 쌓기 위해, 인턴쉽 등 실무경험을 쌓기 위해 졸업을 늦추는 학생들이 많은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이는 졸업을 앞둔 고학번들의 이야기만은 아닌 듯 싶다.
새 학기가 시작되며 대학 생활의 꽃 동아리 모집이 시작됐지만, 대학생이 생각하는 동아리는 더이상 과거의 동아리가 아닌 듯 싶다. 취업난을 알기에 1학년 때 부터 ‘스펙 동아리’를 찾기 시작하는 것이다. 어느 대학에 가든 과거와는 현저히 다른 동아리 선택을 볼 수 있다. 토론이나 공모전, 창업 등 취업 관련 동아리 혹은 시사토론, 봉사활동 동아리에는 학생들이 과도하게 몰려 지속해서 관련 동아리가 생기고 있는 반면, 취미나 학술 동아리는 신입부원이 없어 쩔쩔매고 있는 상황이다. 취업난으로 인해 신입생 때 부터 취업을 고려한 동아리 선택이 시작된 것이다.
이러저런 많은 경험을 통해 다양한 방면에서 소양을 쌓아야 정상인 파릇파릇한 신입생이 자신의 취미 보다는 미래를 위한 동아리를 선택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이 참 안타까울 따름이다.
‘청춘’ ‘소망’이 아닌 ‘취업’이 중심이 되어버린 20대의 현실..모두 이력서를 위한 ‘스펙’만을 위한 생활을 하다보니 막상 자기 자신만을 어필 할 수 있는 창의적인 학생은 줄고 있는 것 같다.
유학생활을 하며 가장 많이 느끼는 것 중 한 가지가 있다면, 우리나라 학생들은 다른 나라 학생들에 비해 창의력이 부족하고, 보다 수동적인 것 같다는 점이다.
미국, 캐나다, 프랑스, 영국, 독일 등 각지에서 모인 학생들과 수업을 하다보면 각 나라 별 학생들이 모여 수업을 하면, 보통 주입식 교육을 받으며 수동적으로 많은 것을 배운 우리나라 학생은 대부분 창의력이 약하다는 평가를 많이 받는다. 계산 등의 수리력, 암기 등에 강해 똑똑하고 효율적이라는 소리는 많이 듣지만 스스로 능동적으로 해야 하는 프로젝트에는 약할 수 밖에 없다. 수동적인 교육 시스템에 적응해 살아왔기 때문이다. 주입식 교육이 무조건 나쁘다 비판을 할 수는 없지만, 능동적으로 해나가는 법을 배우고 다른사람과 다르게 생각할 줄 아는 창의력도 길러야 앞으로 자신의 직장, 우리나라, 더 크게 세계로 뻗어 나갔을 때 보다 더 경쟁력을 갖출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이렇게 뒤돌아 보면, 우리는 항상 경쟁 구도 속에서 살아왔고, 살고 있으며, 살아야 하는 것 같다. 청소년기때는 이른바 명문 대학에 들어가기 위한 경쟁, 대학생때는 취업 경쟁, 직장인이 되면 승진과 성공을 위한 경쟁. 뒤 한번 돌아볼 시간 없이 숨가쁘게 살아가는 우리들을 볼 때면 가슴이 아프다. 성공과 돈 명예도 중요하지만, 때로는 한 템포 쉬어가며 뒤를 돌아보는 것도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 좋은 방법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