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13. 04. 09.
“다시 태어난 한국”, 그 감사와 보은
서울북부보훈지청장 강성만
‘다시 태어난 한국 : 위대한 국가’( Korea Reborn : A Grateful Nation )
정전 60주년을 맞아 대한민국 정부와 민간단체, 미국 국방부가 공동으로 지원하는 6.25전쟁 기록 화보집 제목이다. 이 화보집 제작은 미국정부에서 정전 60주년 계기로 참전군인에 대한 감사와 기억, 그리고 후대의 유산으로 남기고자 시작된 것으로 화보집에는 6.25전쟁 당시 유엔군 산하 미국 참전용사들의 전투장면과 당시 피난민들의 생활상, 폐허에서 재기한 오늘의 한국 모습 등 총 117점의 사진이 담겨 있다고 한다.
그동안 6.25전쟁은 많은 사람들에게 잊혀진 전쟁이었다. 6.25전쟁에 참전했던 유엔 참전군인의 97%에 해당하는 572만명의 군인을 파병한 미국에서조차 6.25전쟁은 지금까지 잊혀진 전쟁이었다. 하지만 최근 미국에서는 잊혀진 전쟁이었던 6.25전쟁이 가장 값지고 성공적인 미군 참전 사례로 인식이 바뀌고 있다고 한다. 전쟁의 상흔을 딛고 짧은 시간에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발전시킨 오늘의 한국을 바라보며 미국은 6.25전쟁을 승리한 전쟁으로 재평가하기 시작한 것이다. 미국에서는 2012부터 2013년을 ‘참전용사의 해’로 지정하였고 작년 7월27일 정전기념식은 처음으로 미국 정부가 주관하여 실시하기도 하는 등 그 관심을 높여가고 있다.
아무도 기억하지 않았던 6.25전쟁은 새롭게 조명되고 있으나 정전후 60년이라는 긴 시간의 흐름은 6.25전쟁에 참전했던 젊은 병사를 80세가 넘는 백발의 노인으로 만들었고 이제 그들에게 남은 여생은 길지 않다. 아마도 정전70주년 행사에 참가하기를 기대하기는 힘들것 같다.
그들에게 한국은 어떤 의미일까?
한국은 원조를 받아온 나라에서 원조를 해주는 첫 번째 나라가 됐다. 그동안 이 작은 나라의 자유와 평화를 위해 기꺼이 참전했던 사실을 아무도 알아주지 않았다 해도 아마도 한국의 눈부신 성장은 6.25전쟁에 참가했던 사람들에게는 큰 보람이자 기쁨이지 않았을까?
작년 5월 미 국방부 60주년사업위원회 명예회장 샤프 전 주한 미8군사령관이 한국을 방문하여 6.25전쟁 기록화보집 제작 지원을 요청하였다. 국가보훈처에서는 이를 계기로 6.25전쟁 참전국 및 참전용사들에게 온 국민이 감사하고 있다는 의미를 전달하기 위해 우리나라의 정부기관을 비롯해 재계, 민간단체, 그리고 개인들의 자발적 참여에 의한 기금을 모금하여 화보집 발간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제 우리는 정전 60주년을 맞아 화보집 ‘다시 태어난 한국’ 발간에 참여함으로써 지금의 대한민국을 있게 한 6.25전쟁 참전용사에게 감사하고 아울러 전쟁의 참혹함을 알리고 우리의 눈부신 성장을 통하여 자유와 평화의 소중함을 다시 일깨울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자 한다.
비록 우리가 전쟁을 잘 알지 못한다고 해도 ‘다시 태어난 한국’이라는 화보집 제목처럼 낯선 이국땅에서 목숨바쳐 싸운 참전용사의 숭고한 희생이 지금 우리가 누리고 있는 자유와 평화, 그리고 풍요와 안락함이 자리잡은 대한민국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는 밑거름이 되었음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전쟁이 멈춘지 60년. 다소 늦은 감도 있지만 전국민이 함께 이름도 모르던 낯선 나라의 자유를 위해 싸워준 참전용사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보길 바란다. 한 걸음 더 나아가 많은 국민들이 화보집 발간을 위한 모금활동에 참여하여 정부의 공식외교가 아닌 민간차원의 외교, 아니 참전국과의 보훈외교가 이루어질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