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13. 04. 16.
싸이와 김정은
말 춤 하나로 세계를 평정한 가수 싸이가 지난 13일 오후 9시에 새로운 음원 젠틀맨을 공개하자 공개 3일 만인 16일에 1억 건의 유튜브 조회건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어 또 한 번 놀랄만한 세계 신기록을 달성하게 된다고 전해진다. 이런 싸이가 북한 김정은과 여러모로 닮았다고 보도되어 화제다.
영국의 가디언 지는 싸이와 김정은이 남북을 대표하는 얼굴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두 사람이 넉넉한 체격에 올백 머리로 신체적으로 닮은꼴이고, 해외에서 교육을 받았으며 막대한 재산과 광적인 추종자를 가진 점도 비슷하다고 분석하면서 각자 다른 역할로 남과 북을 상징하고 있다고 보도했다고 한다.
싸이는 전 세계를 즐겁게 하는 엔터테이너이고 김정은은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3대 세습 독재자라는 점에서 가디언지의 분석은 흥미로운 일이기도 하지만 남과 북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현실에서 전혀 어울리지 않는 조합으로 남과 북을 대표하는 얼굴로 묘사하는 것은 선뜻 동의 할 수 없는 일이다.
싸이는 강남스타일로 유튜브 조회건수 15억뷰를 달성해 세계를 놀라게 했으며 이번 젠틀맨으로 3일만에 1억뷰를 올렸으니 그야말로 한류 연예인의 대표 주자로 자리매김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번 젠틀맨이라는 곡은 강남스타일이 어쩌다 얻어걸린 것이 아니라 세계인의 눈높이를 겨냥한 치밀한 기획이 성공의 열쇠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이번 신곡 젠틀맨의 성공으로 싸이는 그냥 스쳐가는 반짝 한류스타가 아니라 향후 세계 음악계를 이끌어갈 주요인물이라는 점에 또한 주목해야 한다.
김정은도 요즘의 그의 행태를 보면 나름 치밀한 전략으로 이끌어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얼마 전엔 미국의 악동 농구스타 데니스로드먼을 초청해 세계에 친분을 과시하며 외국에 유학해 친구가 많다는 점을 과시했고, 요즘은 핵과 미사일을 이용해 내부를 공고히 다지고 미국과 중국도 함부로 못하는 인물로 떠올라 일약 세계적인 뉴스메이커로 자리 잡았다.
김정은은 새로 출범한 대한민국 박근혜정부를 위협하고 개성공단을 폐쇄하면서 남북관계의 주도권을 잡았고, 미국과 중국의 지도자들도 한자리에 모여 MD(미사일 방어체계)를 협의하게 만들었으며, 세계적인 가수 싸이와 닮았다는 평을 얻으며 외신에서 까지 북한의 대표인물로 인정받았으니 얻을 것은 다 얻은 형국이다.
이제 김정은은 어린 나이에서 오는 리더십문제와 3대 세습에서 오는 북한내부의 통합문제가 해소되었다. 그리고 추위와 가난에 떠는 북한 동포들을 요리하는 전략전술로 상당한 것을 얻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당분간은 북한 주민들로부터 김일성 못지않은 인물로 추앙받을 것이다.
필자는 음악 평론가가 아니다. 그러나 대한민국 사람으로서 싸이의 성공을 누구보다도 축하하고 유튜브도 몇 번 더 조회해 신기록 달성에 조금이라도 협조하려고 한다.
또한 필자는 북한 전문가도 아니다. 그러나 우리 한반도에 드리운 먹구름이 하루 빨리 걷히길 위해서는 우리 언론이 그가 하는 놀음 수법을 간파해야 한다는 것쯤은 알 수 있다.
우리 언론이 보도해야 할 것이 있다고 해도 김정은이 하는 놀음 수법을 간파한다면 때론 그의 놀음에 속아주는 미덕도 필요하다. 상대의 속임수를 미리 알고 있다면 놀음에서 적당히 돈을 잃어 준다 해도 그리 손해 보는 장사가 아닌 경우도 많다.
조직폭력배들이 상대 조직을 공격해도 저렇게 시끄럽게 안 한다. 그저 배고프기 때문에 같이 먹고 살자고 떼쓰고, 자기를 알아달라고 소리 지르는 것을, 뭐! 그리 대서특필하면서 김정은을 더 키워주는지. 차라리 싸이 관련 기사를 더 내보내는 것이 국익에 도움 될 것 같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