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13. 04. 23.


청소년 상담소 부족하다

 

 


 한강 교량에 설치된 ‘SOS 생명의 전화’
지난1년간 자살을 시도하려 하던 163명의 소중한 생명을 살린 고마운 전화다.
생명의 전화기는 통화로 자살시도자의 마음을 돌리도록 유도하거나 자살시도 광경을 목격한 시민이 신속하게 119에 신고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긴급 전화기다. 수화기를 들고 버튼을 누르면 즉시 발신인의 위치가 파악되므로 신속하게 구조에 나설 수 있다. 2011년 한남대교를 시작으로 마포대교, 한강대교, 원효대교, 서강대교 등 전국 자살 다발지역에 생명의 전화기를 설치에 운영중에 있다.
이 고마운 전화기는 지난 해 청소년 100명의 목숨을 살렸다고 한다. 공부, 스트레스, 친구 혹은 가족과의 마찰 등 이러저러한 이유로 청소년은 때로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도 한다.
최근 10년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의 평균 자살율은 전 연령층에 걸쳐 감소한 반면 우리나라의 자살율은 전 연령층에 걸쳐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아동, 청소년(10세~24세) 인구 10만 명 당 자살율은 지난2000년 6.4명 이었던 반면 10년 새 9.4명으로 47%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수치가 증명하듯 우리나라 자살율은 매우 높고, 이는 단순히 그냥 넘어갈 만한 사안이 아니다.
 과연 무엇이 그들을 극단적인 선택으로 이끌게 한 것이며, 어떻게 하면 청소년의 자살율을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을까? 어려운 문제인 듯싶으나, 막상 생명 전화기 상담원들에 의하면 그들이 바라는 것은 많은 것이 아닌 듯하다. 그들은 누군가 자신의 이야기를 진심으로 들어주고 자신의 편이 되어주길 바라는 것이다. 어려운 이해가 따르는 것이 아니다. 청소년 뿐 아니라 누구나 한번 쯤 힘들고 어려운 때가 있다면, 그 때 누군가가 자신의 말을 들어주고 이해를 해 준다면 그 자체로 힘이 된다는걸 잘 알 것이다.
 실제로 생명 전화기 상담사 또한 별다른 해결 조치 없이 그들이 하는 말을 들어주고 응원과 희망의 말 한 마디를 해 주는 것뿐이다. 하지만 그들에게 많은 힘이 되었고, 결과적으로 극단적인 선택을 하지 않게 된 청소년의 수가 작년만 해도 100명이라는 것은, 이 몇분의 대화가 그만큼 효과가 있다는 것을 반증하는 셈이다.
 하지만 문제는 이처럼 청소년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털어 놓을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현재 전문 상담 교사가 배치된 학교는 10% 남짓이라 한다. 이렇게 적은 비율에도 불구하고 그 수가 늘기는커녕 전국 시도 교육청에서는 예산 부족을 이유로 올해만 해도 1천 명에 가까운 상담 교사를 해고했다고 한다. 청소년 자살률이 날로 늘어가고 있는 이 상황에, 이 숫자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각 학교마다 배치하는 것이 아니더라도 각 학군별로 전문 상담소를 배치하는 등 범정부적인 차원에서 청소년 자살률을 줄이기 위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또한, 상담 교사의 영향도 중요하겠지만 부모님이나 선생님 친구들의 영향도 중요하다. 힘든 일을 겪고 있는 친구, 가족 혹은 동료가 있다면 먼저 다가가서 \'힘들지? 힘내\'  하면서 진심 어린 한 마디로 그들의 편이 되어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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