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13. 04. 30.
북한과 일본 그리고 한국국회
북한 김정은의 도발적 행동으로 일본이 살아나고 있다.
일본은 나랏빚이 900조 엔에 달해 IMF로부터 나랏빚 줄이라는 권고를 받고, 자랑하던 자동차나 전자에서 한국에 밀려 자존심이 상해 나라 전체가 무기력에 빠질 즈음 김정은이 나서서 핵실험이니 미사일 발사니 지껄여주어 이에 위협을 느낀 일본정부는 이때다 하면서 168명이나 되는 국회의원과 총리를 비롯한 대대수의 각료들이 신사참배를 강행했다.
아베 일본 총리가 주변국의 비난을 각오하고 신사참배와 천황폐하만세를 외치는 것은 이번 기회에 일본 국민을 단합시켜 정치를 안정시키고, 엔저현상을 틈타 경제 회생으로 다시한번 동남아 맹주 자리를 차지하겠다는 의도라는 것은 명명백백하다.
이런 중차대한 때 우리국회는 박근혜정부 출범 이후 첫 대정부질문이 진행된 지난달 25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는 300명의 재석 의원 중 59명만 자리하고 있었다고 전해진다.
오죽하면 박병석 부의장이 국회의원 이름 한 사람 한 사람을 호명하며 “의사 국에서 이 명단을 꼭 기록해 달라”고 당부까지 했다는데 참담한 노릇이다.
지역구 행사와 상임위 활동 핑계로 본회의를 못나왔다는 국회의원, 대정부질문은 어김없이 정쟁의 장의 연속, 국가정보원의 정치개입 의혹을 놓고 여야가 서로를 헐뜯으며 고함과 야유를 주고받는 등 볼썽사나운 모습 등은 세월이 흘러도 여전히 변치 않는 한국국회의 모습이다.
지난 달 26일에는 ‘일본 각료 등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 및 침략전쟁 부인 망언 규탄 결의안’도 정족수 미달로 본회의 문턱을 넘지 못했고, 여론의 비난이 거세지자 29일에야 정족수 300명중 239명만이 참석해 겨우 통과시켰다고 하니 이를 바라보는 우리 국민은 차치하더라도 북한이 김정은이나 일본 국회가 우리 국회를 과연 어떻게 생각할지 참으로 무섭고 부끄러운 일이다.
현재 우리 국회는 ‘특권 내려놓기’를 포함해 정치쇄신을 위한 정치쇄신특별위원회가 활동 중이라고 한다. 무슨 특권을 어떻게 내려놓겠다는 것이고, 무엇을 어떻게 쇄신하겠다는 것인지 기대도 안하지만 일단 국회의원으로서 나라가 적에게 위협을 받는 지경에서는 특권이니 쇄신이니 보다는 왜! 김정은이 저렇게 날뛰는지, 일본국회의원들이 갑자기 신사참배를 강행하는지를 눈여겨보고 머리를 맞대 대처방안을 논의하는 것이 우선이다.
나라가 평안하다면 우리 국민은 국회의원들이 놀던 외유를 나가던 그들의 일거수일투족에 별 관심이 없다. 그러나 남북대치가 심상치 않고 남북간의 최후의 보루라던 개성공단마저 폐쇄위기라는데 머리를 맞대야할 300인의 국회 결사대는 보이지 않고 북한에 억류중인 최후의 7인이 기삿거리가 되는 현실이 당혹스럽기 짝이 없다.
그들이 과연 우리 국민의 이름으로 일본 정부나 일본국회의원들을 규탄할 자격이나 있는지도 궁금하지만, 일본을 규탄하기에 앞서 북한을 먼저 규탄하고, 일본국회의원들을 규탄하는 쇼를 할 것이 아니라 그들의 나라사랑과 경제회생을 위해 함께하는 자세를 배워야 할 것이다.
국회의원 수가 300인이기 때문에 의사정족수 60명을 채우기 힘들다면 차라리 100명으로 줄여 20명만 출석해도 상시국회가 열릴 수 있는 길을 마련하면 국민의 세금도 절약하고 노는 국회의원들보면서 스트레스도 덜 받을 것도 같은데, 답답하니 말도 안 되는 소리나 지껄이는 모양이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