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13. 05. 19.
다 된 밥에 재 뿌리기와 찬물 끼얹기
박근혜정부가 출범한지 3개월도 채 안 되는 기간에 많은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북한 김정은이야 박근혜 대통령 취임을 기다렸다는 듯 미사일도 쏘고 핵무장을 위협하면서 내부의 불안정한 통치 기반도 다지고 이것저것 다양한 수를 쓰는 것쯤으로 이해한다지만 일본 정치인들의 최근 작태는 자기들도 살아야겠다는 일념으로 떼쓰는 모습을 넘어 점점 추해가고 있어 분한 마음을 넘어 안쓰럽기도 하고 심지어 불쌍해 보이기까지 한다.
최근 일본의 한 국회의원이 “일본에 한국 위안부가 득실득실하다. 오사카에 돌아가 오사카 번화가에서 \'너, 한국인, 위안부지\'라고 말해도 될 정도다"며 "여러분, 싸웁시다!"고 선동했다고 한다.
이는 최근 아베 총리가 731이 선명하게 찍힌 비행기에서 양손 엄지손가락을 번갈아 치켜세우면서 마치 세계에 선전포고나 하는 듯한 묘한 포즈를 취해 한창 주가가 오르고 있던 아베 총리가 드디어 다 된밥에 재를 뿌리고 엔저 현상으로 그나마 살길이 열린 일본 경제에 찬물을 끼얹는 행동을 넘어서는 비열한 짓거리다.
그 국회의원은 “위안부는 필요했다”는 망언을 한 하시모토 오사카 시장이 속해있는 일본 유신회 소속이었으며 양심 있는 일본 국회의원과 일본인들의 비난을 면치 못해 탈당을 했다고 전해진다.
하시모토 시장은 아베 정권 이후를 노리는 정치인으로 보인다. 그는 아베가 막말과 못된 행동으로 지지율이 70%를 상회하자 본인도 그 대열에 끼어 차기선거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기 위한 술책임이 명백해 보인다. 아직 청년티를 벗지 못해 보이는 저런 자가 일본 정치를 쥐락펴락 하는 것을 보니 일본정치의 미래가 내다보여 일본인들 참 안됐다는 생각도 든다.
우리나라도 그리 좋은 정치인들이 보이지 않아 뭐라 딱히 내세울 것은 없지만 그래도 우리나라 정치인들은 내부적으로 밥그릇 싸움은 하지만 남의 나라 국민의 아픈 감정까지 건드리지는 않는다.
자기나라를 부흥시키기 위해 저지른 전쟁을 침략전쟁이 아니라고 부인하고, 종군 위안부에 대해 사과하고 배상까지 했던 자들이 갑자기 태도가 바뀌어 일개 매춘부로 전락시켜 아픔을 배가시키고, 임신부까지 해부하던 악명 높은 731부대를 연상시키는 비행기에서 엄지손가락을 치켜드는 행동이 잠시 일본의 국가 부흥은 시킬지 몰라도 국격의 추락은 물론 해외에 나가있는 일본인들이 고개를 못 들고 다니고, 결국 엔저 현상이 끝나면 세계인들이 일본 상품에 대해 등을 돌려 일본 경제가 다시 물거품이 된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일본의 과격한 정치인들이 나대기 시작하자 오키나와 시민들이 오키나와 독립을 요구하면서 찬물을 끼얹는 모습을 보니 실소를 금치 못하겠다. 한 가지를 얻으면 한 가지를 잃는 것이 아니라 일본 국민들이 점점 더 그들을 멀리해서 나중에는 더 많은 것을 잃게 될 것이라는 점을 보여주는 중요한 대목이다.
우리나라도 공직자들을 포함한 사회지도층들이 말과 행동을 조심해야 한다. 대통령 순방길에서 대변인의 씻을 수 없는 행동과 미국에서 청소년 선교담당을 하던 한인목사가 성매매 혐의로 체포되고, 국내에서는 일부이긴 하지만 연예인들의 성관련 추문에 고위 공직자의 성접대 사건까지 참으로 부끄러운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이는 본인의 인생을 망치는 일이기도하지만 일본정치인들의 연이은 망발과 북한 김정일의 돌출행동에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는 우리 정부와 국민에게 커다란 상처를 주는 나쁜 행태다.
제사가 잘 끝나면 젯밥이라도 있지만 다 된 밥에 재를 뿌리거나, 잘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까지 찬물을 끼얹는 행동은 정말이지 금물이다. 나라가 안팎으로 힘들 때 절제하며 조용히 미래를 준비하는 공직자의 자세가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