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13. 06. 26.
증인 보호프로그램 보안 강화 시급하다
김가영 기자
요즘 SBS 드라마 ‘너의 목소리가 들려’가 한창 인기다. 속물 국선전담변호사 장혜성과 사람의 마음을 읽는 신비의 초능력 소년 박수하, 바른 생활 사나이 차관우가 만나며 벌어지는 사건들을 흥미진진하게 그린 드라마다. 사건의 발단은 이렇다.
극중 민준국은 10년 전 한 꼬마 아이의 아버지의 차와 교통사고를 낸 뒤 자신의 죄를 덮기 위해 그의 아버지를 살해했다. 증인이라고는 실어증에 걸린 아들 박수하밖에 없었기에 범인은 단순 사고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사건에는 두 여학생 목격자가 있다. 민준국은 이들에게 증인으로 나서면 죽인다는 협박을 했고, 두 여학생은 결국 무서움에 떨며 증인을 서야할 지 말아야 할지 고민의 기로에 섰다. 결국 장혜성은 법정문을 열고 증인으로 나섰다.
결국 그녀는 살해사실을 증언했지만 민준국은 그녀를 제압하며 "나타나면 죽인댔지!"라고 소리를 질렀고, 이 사건은 두고두고 그녀에게 트라우마가 됐다. 그 후에도 피의자는 수감된 상태에서 증언을 섰던 그녀에게 복수의 칼날을 갈아왔고, 꼭 돌려주고 싶은게 있다며 그녀에게 복수를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매회 끔찍하고 두려운 상태로 덜덜 떠는 극중 장혜성의 모습, 과연 드라마에서만의 일일까?
시민 신고와 제보의 중요성은 당연하나, 성범죄든 학교폭력든 그 후 보복이 두려워 신고제보를 하지 못하는 경우도 허다하다고 하니 그만큼 우리나라의 증인 보호프로그램이 취약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미국의 경우, 강력한 증인보호 프로그램으로 증인을 보호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비슷한 사건이 생기면 쉬쉬하기에만 급급한 모습에 한심할 따름이다.
특히 성폭행의 경우법정에서의 2차 피해의 심각성이 지속해서 지적되어왔다. 2011년 6월 성폭력 재판과정에서 피해여성이 증인으로 출석한 뒤 자살한 사건이 발생하자 그 필요성은 더욱 대두되었고, 이로 인해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성폭력 피해자의 2차 피해를 막기 위해 전국 법원 최초로 ‘성폭력 피해자 증인 보호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아직 제대로 정비되지 않았고 미약하다 생각한다.
우선, 보복범죄에 대한 형량을 크게 올려야 한다. 특히나 보복살인의 경우 사형 혹은 어떠한 이유로든 가석방이 불가능한 무기징역을 선고해 처벌하는 등 극도의 강력한 처벌이 이루어져야 한다.
또한, 피의자가 형량을 받고 교도소에 갔다고 하더라도, 출소하기 전에 증인 등 피해자에게 미리 예보하는 시스템을 갖추는 것 또한 중요하다.
우리나라의 경우 제대로 된 증인 보호프로그램이 없다보니 보복 범죄는 해마다 늘어 지난 4년 새 32%나 증가했다고 한다.
제대로된 증인 보호프로그램이 없다면, 그 누가 제보를 하고 수사에 협조를 하겠는가? 시민 신고와 제보의 중요성만 강조할 것이 아니라, 강력한 증인 보호 프로그램 마련이 우선시 되어야 할 것이다. 특히 중대하고 큰 사건에 결정적인 제보를 한 증인이라면 특별한 보호 프로그램을 마련해 보호해야 증인이 안심하고 증언대에 서는 문화가 확산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