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13. 07. 03.
장난전화 집중단속 해야 한다
김가영 기자
해마다 끊이지 않는 ‘장난 전화’. 중국집 등 장난 전화에 속아 몇 만원 어치의 음식값을 손해 보는 것은 배달음식점 사이에서 예삿일이라고 한다. 이 또한 손해가 크지만, 더 큰 문제는 119나 경찰에 거짓신고 하는 것이다.
지난해 경기도 한 경찰서로 한 통의 신고전화가 왔다. 어떤 사람이 자신을 찔러 죽이려 한다는 다급한 신고전화였다. 이로 인해 경찰관 34명이 신고된 곳 일대를 7시간이나 뒤졌지만, 이는 결국 취객의 장난 전화로 밝혀졌다. 이로 인해 법원은 경찰력이 낭비된 점을 인정해 792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지난해 3월 26일, 미국 뉴저지주에 있는 해커츠타운 고등학교를 비롯해 주변 8개 학교가 4시간 동안 폐쇄된 적이 있다. 911 센터에 걸려온 전화 한 통 때문이었다. 자신을 스위덴계 미국인이라고 밝힌 한 남성이 미국 뉴저지주 웨런 카운티 911 센터에 두 차례 전화를 걸어, 해커츠타운 고등학교 숲 속에서 소총을 소지하고 숨어있다며 학생들에게 총기를 난사해 죽여버리겠다는 협박 전화를 한 것이다. 이로 인해 경찰 특공대가 출동하고 장갑차에 헤리콥터와 같은 대테러 장비까지 투입되며 일대에는 큰 혼란이 일었다. 하지만 이 또한 장난전화였다. 하지만 부끄럽게도, 미국에서 일어난 이 장난전화는 한국에서 걸려온 전화였다고 알려져 충격을 주었다.
경찰의 인터넷 접속기록, 휴대전화 추적 결과 현재 군 복무중인 20살 모 일병이 무료로 국제전화를 사용하는 법을 알고 이를 악용해 장난전화를 하기 시작한 것이다. 정말이지 전 세계적으로 망신 아닌 망신을 떤 사건이 아닐 수 없다.
지난 5월부터는 112 허위 신고에 대한 벌금을 10만원에서 최대 60만 원으로 올렸지만, 장난 전화는 줄지 않고 있다고 한다. 물론 장난전화도 현행법으로 처벌 할 수 있다. 업무방해로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물릴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정작 우리는 장난전화의 심각성에 대해 전혀 인식하고 있지 못한 듯하다.
‘장난전화’. 장난이라기에는 그 사회적 비용이 너무 어마어마하다. 피해비용이 크다는 것도 문제지만, 경찰관들의 업무 집중도를 떨어뜨릴 수 도 있고, 그 당시 상황에 정말 위급한 상황에 놓여있는 사람들이 오히려 뒷전이 될 수 있다는 문제점도 있다.
장난 전화란, 단순한 벌금부과로 해결하면 넘어갈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생각한다. 가벼운 수준의 거짓 신고라 해도 벌금보다는 구류를 살도록 하고 보다 큰 손해배상을 물리게 하는 등 지금보다 훨씬 더 엄중한 처벌이 내려져야 할 것이다. 하지만 그에 더불어 우리 또한 장난전화는 그저 단순한 장난이 아니라 큰 범죄라는 인식을 쌓는 것도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