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13. 07. 03.


성북구 의회의 이상한 결정

 

한 달여 전 성북구구의원 18명이 터키 해외연수중 불미스런 사건이
발생한 것에 대해 지난 6월28일 성북구의회 윤리특위가 사건제공자 두 구의원에 대해 강정식의원은 상임위원장직 사퇴와 출석정지 30일을, 이일준 의원은 출석정지 30일 내렸다.
위 사건이 두 구의원이 징계를 받을 만한 만큼 온 나라의 주목을 끈 사건도 아니고
여행사에서 알려준 여행스케줄과 현지 호텔사정으로 하룻밤 밤잠을 설친 강정식의원이
여행사측에 강한 불만을 표출하자 이일준의원이 제지를 시키는 과정에서 약간의 몸싸움이
있었던 것이 사건의 전부이다.
이 몸싸움이 지방자치의 선진국인 일본이나 유럽 방문 시 발생했다면 공부하러 갔다가
지치기도 하고 해서 일어난 하나의 해프닝으로 끝났을 것이다.
물론 터키라고 해서 아주 수준이 낮거나 격이 한참 떨어지는 지방자치제도를 갖고 있는
나라는 아니다. 6.25때 우리나라에 동맹군을 파견했으며 ‘형제의 나라’이기도 하고, 또 6월은 호국보훈의 달이라 겸사겸사 방문을 했겠지만 방문 당시 터키의 분위기는
강한 민주화의 분출 과정에서 치안이 허술해, 초청한 상대방도 손님 맞기가 여간 불편하지 않았을 터인데 무리한 방문 일정을 기획 결정한 성북구의회 의장단에 대해 실로 놀라움을 감추지 않을 수가 없다.
옛말에 ‘X 묻은 개가 겨 묻은 개’를 보고 나무란다는 말이 있다.
말도 안 되는 해외 연수를 기획한 성북구의회 의장단이나 하룻저녁 잠 설치고 반찬이 마음에 안 든다고 불평한 의원이나 전혀 다를 바가 없어 보이는데 두 구의원에게 출석정지 30일 출석정지 징계로 이번 사건을 마무리 하려는 흉계로 보인다.
부모가 자식들 데리고 지인의 집을 방문해서 자식들 실수로 지인의 소중한 재산을 축 내거나, 자식들 얼굴에 생채기가 생긴다면 과연 그 잘못이 자식들 탓일까? 그 부모의 탓일까?
애초 이 여행의 기획 자체가 잘못된 것에 대한 사과가 먼저이고 징계는 의장단이 받아야 마땅할 것 같은데 성북구민들이 나서서 윤리특위를 새로 만들 수도 없는 노릇이고, 그나마 징계도 의회가 열리지 않는 7월 한 달 출석정지라고 하니 이래저래 참 성북구민만 딱해 보인다.


김선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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