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철 폭우에 대비해야 한다

김가영 기자
22일 새벽부터 중부지방에 최고 300mm가 넘는 폭우가 쏟아지며 여주, 이천에서 4명이 토사에 묻히거나 휩쓸려 사망하는 등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서울, 경기, 강원 등 중부지방에 내려진 호우특보는 모두 해제됐지만, 이날 새벽부터 집중호우가 쏟아져 주요 도로의 통행이 막히고 서울 강남역과 사당역 등이 침수됐다.
장마철에 폭우만 왔다 하면 물에 잠기는 이 몇몇 상습 침수 지역 인근 도로는 22일 아침부터 시간당 50mm가 넘는 집중호우로 빗물이 역류해 도로가 물에 잠겨 출근길 발목까지 차오른 물을 헤치고 걷는 시민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인터넷에는 ‘강남역 워터파크’로 침수 상황을 빗댄 사진과 동영상이 끊이지 않고 게재됐다.
연일 폭우로 가장 많은 피해를 보는 사람들 중 하나는 바로 운전자들이다.
작년 통계에 따르면 빗길 교통사고 치사율은 눈길보다 30%나 높을 정도로 그 위험도가 크다. 비가 오면 타이어와 노면 사이에 수막이 생겨 제동 거리가 길어지기 때문이다. 위험도가 큰 만큼 운전자들은 비가 올 때 보다 더 신경을 써야 한다. 이렇게 비가 올 때에는 마모가 심한 타이어를 바꾸고 공기압을 10% 정도 올리는 것이 빗길 사고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또한 침수지역은 변속기를 저단에 놓고 느린 속도로 단번에 지나가는 것이 좋다고 한다.
이처럼 운전자이 안전수칙을 준수하는 것 또한 중요하지만, 차선에 대한 개선 또한 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비가 많이 오는 날이면, 차선이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아 옆 차선으로 달리던 자동차와 부딪힐 수 있는 위험성이 매우 크다. 말 그대로 목숨을 걸고 운전하는 것이다.
차선을 칠한 곳의 반사 성능을 측정해 본 결과, 석달 전 도색 당시엔 통과 기준인 70mcd를 넘었는데 반사 성능이 석달만에 5분의 1인 14mcd로 떨어졌다고 한다. 차선 도색에 들어가는 유리알들이 시간이 갈수록 마모되며 반사 성능도 나빠지는 것이다. 특히나 제설작업 시, 폭우 시 혹은 무거운 중차량이 많이 다니면 유리알이 쉽게 떨어져 나가 노면 표시 성능이 쉽게 저하된다고 한다.
빗물이 빠질 수 있게 울퉁불퉁하게 차선을 만들거나 큰 유리조각을 써서 비오는 날 밤에 차선을 좀 더 잘 보이게 할 수 있지만, 문제는 비용이다. 입자가 큰 유리알을 넣을 경우 반사 효과가 높아지지만 그 비용이 10배나 드는 것이다. 이 외에도 차선에 흠을 낸 틈으로 물을 빼, 헤드라이트 반사 면적을 확보해 효과를 보는 방법도 있지만 이 또한 시공비가 2배나 더 든다고 한다. 당장 큰 예산을 할당해 부담이 될 수도 있지만 매년 이렇게 찾아오는 장마기간, 그리고 끊임없는 폭우 속을 달리며 목숨을 걸고 운전해야 하는 운전자들을 생각하면 하루빨리 시정해야 하는 사항이 아닌가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