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13. 08. 07.
휴가(休暇)의 의미
글 그대로 해석하자면 쉴‘休’에 느긋할‘暇’자로 느긋하게 조용히 쉰다는 뜻인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산이나 바다로 떠나 가족들과 아님 회사동료나 주위 이웃들과 공기좋고 풍광좋은 곳에서 2~3일씩 머물다가 온다.
과거에는 콘도나 팬션, 민박을 정해서 휴가를 즐겼는데 근래에 불어닥친 캠핑 열풍에 차에 텐트며 의자며 각종 취사 도구에 현란한 조명까지 싣고서 조금이라도 괜찮은 곳이면 어김없이 텐트 몇동이 설치되어 있다.
그 덕에 레저용품 업체는 적잖은 수익을 올렸지만 팬션이나 민박을 하시는 분들의 한숨쉬는 소리는 귀에 쟁쟁하다. 사실 방값이 생각보다 비싼 것은 사실이다. 하룻밤에 25만원 30만원씩 내고 며칠 지내자면 그 비용도 만만치는 않을 것이다.
오래전부터 순천 송광사에서 일반인들 상대로 4박5일간 묵언수행을 하는 프로그램이 있다. 요즘은 다른 사찰에서도 이와 비슷한 것을 내놓고 있지만 평소 휴대폰 컴퓨터 TV등에 길들여진 문화에 살다가 5일동안 1080배를 하며 단 한마디도 하지 않는다는게 쉬운 일은 아닐터인데 해마다 신청자는 늘어나는 추세라고 한다.
4일이나 5일째쯤 되면 굳이 말을 안해도 서로 눈빛만 보아도 상대방이 무엇을 생각하는지 조금은 짐작이 된다고 하니 요즘같이 말 많은 세상에 썩 괜찮은 프로그램이란 생각이 든다.
우리나라처럼 휴가의 95%가 여름에 특히 7월20일에서 8월10일 사이에 집중되는 기이한 휴가 문화에 좁은 땅위에 바글바글 거리며 살아가는 도시민들이 2~3일 휴가가서 내 맘대로 좀 고함도 치고 마음껏 웃어도 보고 삼겹살에 소주도 편안하게 즐겼다 오는게 맞다는 생각도 들지만 굳이 절에서 운영하는 묵언수행 프로그램이 아니더라도 공기좋은 곳에 가서 아내든 남편이든 아님 친구나 부모님께 그동안 못했던 말도 좀 하고 지난 일년간 달려왔던 시간도 되돌아보고 앞으로의 나에 대해서도 곰곰이 생각해보는 휴가를 가졌으면 한다.
아직 휴가를 안가신분들께는 좋은 장비보다 평소 읽고 싶었던 책 한권하고 싶다.
물론 안전과 건강이 최우선임은 더할 나위가 없다.
김선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