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 더 이상 이웃나라 일이 아니다

김가영 기자
충남 보령 앞바다를 중심으로 서해안에서 중소규모의 지진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보령 앞바다의 지진은 지난달 28일부터 닷새 째 계속된 것으로 비슷한 지역에서만 지난 열흘 사이 벌써 10번째다. 보령 뿐 아니라 지난 6월 5일부터 7월 15일까지는 군산시 어청도 동남동쪽 20km 부근 해역에서 17차례의 지진이 발생했고, 백령도 부근 해역에서도 5월 14일부터 6월 10일까지 17차례의 지진이 잇따랐다.
올해 발생한 지진은 총 64차례. 특히 이 중 43차례, 즉 3분의 2에 해당하는 지진이 백령도와 보령 일대인 서해에서 발생했다는 점은 매우 이례적이다. 언제까지 이런 추세가 이어질 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지만 큰 지진이 발생할 수 있다는 불안감을 떨치기 힘든 것은 사실이다.
다행히 큰 피해는 없지만, 아직 정확한 원인은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만큼 보다 정확한 연구 및 조사가 계속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언제 또다시 발생할지 모르는 지진에 대비하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하다.
현재 우리나라 건축물 절대다수는 내진설계가 되어있지 않아 지진에 매우 취약하다. 시공시 법적으로 지진대비 설계 및 시공을 하도록 하는 등 건물 내진설계에도 힘 써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신축건물 뿐 아니라 기존 건축물에도 가능한 범위 내 내진보강사업으로 대비를 해야 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지진 분야를 연구하는 전문 인력도 확충해야 한다. 현재 국립 기상 연구소의 지진연구 인력은 고작 4명 뿐. 심지어 화산, 지구물리 분야까지 담당하고 있다보니 지진에 대한 제대로 된 연구가 될 리 만무하다. 정부지원이 가장 시급하나 항상 예산부족이라는 이유로 미루고 미루니 안타까울 따름이다. 예산타령만 하다가 오히려 큰 화를 입고 더 큰 비용이 들 수 있다. 적절한 예산을 확충해 앞으로 발생할 수 있는 지진에 안전한 대비책을 마련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
정부의 강력한 대비책 마련 또한 중요하지만, 안전불감증으로 아직까지 지진 및 자연재해의 심각성에 대해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는 점 또한 큰 문제다. 지진은 더이상 옆 나라 혹은 영화에서만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에게도 닥쳐올 수 있다는 경각심을 가지고 혹여나 발생할 수 있는 지진에 대비할 수 있는 기초 상식을 길러야 한다. 지진이 발생하더라도 당황하지 않고 신속 정확하게 대피해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또한 어린 나이 때부터 지진 및 자연재해에 대한 지식 및 대비 교육이 마련되어 습관화된 대비책을 마련하는 것 또한 좋은 방법일 것이다.
이제 더 이상 이웃나라 일본만의 일이 아니다. 강 건너 불구경 하듯 이를 지켜만 볼 것이 아니라, 우리도 이에 철저히 대비해야 할 때이다. ‘유비무환’이라는 말이 있다. 특히나 자연재해는 언제 어디서 닥칠지 예상할 수 없는 만큼, 미리미리 대비하여 큰 화를 입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