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13. 08. 14.


실종된 시민의식

 

김가영 기자

 

 전국 대부분 지방에 폭염특보가 내려질 정도로 무더운 날씨와 열대야가 지속되고 있다. 이런 무더위를 나기 위한 방법은 각양각색이다. 멀리 해수욕장으로 혹은 가까운 시내 수영장 혹은 캠핑장으로 더위를 피하려는 피서객들로 어딜 가든 붐비는 피서 철이다.
하지만 며칠 전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에 충격적이고 창피한 사진 한 장이 게시되었다. ‘은행으로 피서’라는 제목의 사진. 이 사진에는 중년으로 보이는 남성 4명이 한 은행 ATM 부스 안에서 맥주를 마시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이 사진이 SNS서비스 등 인터넷 상으로 급속도로 퍼지자 많은 사람들의 질타를 받고 있다.
비판 대상은 은행에서 맥주를 마신 이 중년 남성들에게만 해당되지 않는 듯 하다. 휴가철을 맞아 많은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피서지 중 하나는 바로 해운대. 하지만 현재 해운대 하루 쓰레기양은 아파트 2000세대 분 정도로 그 양이 어마어마하다고 한다. 특히 성수기에는 매일 250명의 환경미화원 등 근로자가 24시간 돌아가며 매일 피서객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를 치우는데 동원된다고 한다. 그러나 이도 역부족. 주말이면 약 60만 명이 찾는 이 해운대 해수욕장에 한 명이 쓰레기 하나만 버린다 해도 벌써 60만 개라는 소리다. 쓰레기 처리뿐 아니라 취객들의 횡포 또한 문제다.
얼마 전 중국인 관광객들이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 분수대에 발을 담은 중국인 사진들이 공개되며 논란에 휩싸인 적이 있다. 이 또한 정말 창피스런 일이 아닐 수 없다. 과연 우리가 이들에게 시민의식이 없다며 비판할 처지인지 의문이다. 해외 각지 유명 명소에 가면 우리나라 글씨로 버젓이 낙서가 되어있는 것을 볼 때면 차마 낯이 뜨거워 얼굴을 들 수 없을 때가 많다. 해외에서뿐 아니라 이처럼 우리나라에서도 낮은 시민의식을 보여주고 있으니 우리의 국민성을 다시 한번 되돌아보고 반성해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경제상황뿐 아니라 시민의식의 차이도 선진국과 후진국을 가르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고 생각한다. 경제가 나날이 발전한들 시민의식은 점점 퇴보하고 있는데 누가 우리나라를 선진국으로 생각할 지 의문이다. 이웃나라 일본만 해도 그렇다. 아무리 우리가 그들을 미워한들 일본은 세계를 이끄는 강력한 강대국 중 하나로 인정받고 있다. 물론 경제 부국이기도 하지만 그들의 국민성 또한 이에 한 몫을 했다고 생각한다. 일본의 매너, 기본 예절 등 시민의식은 본받을 만 하다.
항상 자유를 외치며 자신들의 권리를 주장하지만, 막상 자유가 주어지면 절제할 줄 모르고 일단 저지르고 보는 태도가 문제다. 자유에는 책임이 따르는 법이인데 한 두번 일어나는 일이 아니기에 그 문제가 더 크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해변가에서 음주 흡연을 금지하는 등 강력한 처벌방안이 내려진다면 분명 ‘우리의 자유와 권리’를 운운하며 들고 일어설 게 뻔하다. 하지만 그 전에 자유에는 책임이 따른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매년 휴가철만 되면 이러한 일이 반복되니.. 우리의 의식이 바뀌지 않는다면 정부에서 어떠한 강력한 처벌을 내리더라도 시민의식은 바뀌지 않을 것이다. 다른 나라의 문화를 비판하고 욕하기 전에 우리나라의 시민의식, 나의 시민의식은 어떠한지 먼저 되돌아 볼 필요가 있는 것 같다. 이제는 정말 우리의 시민의식에 대해 한번쯤 성찰해봐야 할 때인 것 같다.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