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13. 09. 04.
현대자동차 파업을 보고
- 김선진 기자
말(言). 옛말에 ‘침묵은 금이요 웅변은 은’이라고 했다. 요즘 시대에는 그 말은 정말 ‘옛말’이 된 것 같다. 다수의 선량하고 진실한 침묵자는 방관자로 치부되고 소수의 목소리 높은 자들의 말들이 마치 세상의 진리인 것처럼 표현되고 있다.
최근 현대자동차의 부분 파업 소식은 다수의 중.소기업 노동자들의 어깨를 움츠리고 마음에 생채기를 내고 있다. 소위 말하는 ‘귀족노조’ 연봉이 억대에 가까운 정규직 노동자들이 같은 공간에서 근무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그들이 생산라인을 멈추면 부품을 납품하는 협력업체 노동자들의 근무시간은 줄어들 것이고 1차 협력업체는 그나마 사정이 나은편이지만 2.3차에서 근무하는 노동자들은 근무시간 단축이 곧 생계와 직결 된다는 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으면서도 3천만원 이상의 성과급과 800% 특별상여금등을 요구하며 전면 파업 운운하며 경영진을 압박하고 있다.
현대자동차의 국내 생산량이 해외 생산량에 비해 그 양이 역전되었고 해외 조립기술이 국내기술 수준을 따라 잡는 순간 국내 공장은 바람 앞에 등불이 될 것이 뻔하다.
비정규직이나 중.소기업체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말을 할 수가 없다. 왜냐하면 들어줄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그나마 입에 풀칠이라도 하는 직장에서 해고를 당하거나 엄청난 불이익이 오기 때문이다.
왜 현대자동차 노조 집행부는 파업 운운하면서 엄청난 성과급과 무리한 요구 조건을 협상테이블로 갖고 나올까? 조합원 찬반 투표를 해도 50%가 살짝 넘기는 찬성율을 가지고.....
웬만한 중소기업 연간매출에 해당하는 200억이라는 어마어마한 조합비와 수십명에 달하는
노조 전임자에다 집행부를 거치면 지역기관장이나 국회의원들과 어깨를 같이 할 정도가 되니 절반에 해당하는 침묵하는 조합원들의 의사를 무시한채 선명성 경쟁을 벌여서라도 자리를 유지하거나 그 자리에 가까이 가고 싶어서 혈안이 된 채 회사와 그 경영진들을 압박하는 것이다.
노조의 요구가 모두 부당한건 아니다. 나름대로 설득력 있는 요구 조건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수많은 노동자들은 좋은 조건에서 일하는 현대자동차 노조원들을 부러운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것을 그 집행부는 느껴야 하며 부디 말을 좀 아껴서 이 땅의 많은 노동자들에게 더 이상 자괴감을 주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
요즘같이 말 많은 세상에 법정스님의 ‘안해서 후회하는 말보다 해버려서 후회하는 말이 얼마나 많은가’ 글이 새삼 다시 생각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