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13. 09. 16.


지하철 철제의자로 교체해야

김가영 기자

 

 필자는 평소 지하철을 타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지하철에서 나는 알 수 없는 악취 그리고 늦은 시간이 되면 흔히 볼 수 있는 취객들의 난동 때문이다. 그래서 약간 멀리 돌아가는 한이 있더라도 다른 대중교통을 선택하곤 한다. 할 수 없이 지하철을 타야 하는 경우에는 앉는 것 보다 서서가는 것을 선호하는 편이다. 앉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지하철 의자의 위생상태를 보면 도저히 앉을 수 없기 때문이다. 필자 뿐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지하철 의자 위생상태에 대해 모르지 않을 것이다. 흘린 음료수로 인해 여기저기 얼룩진 곳, 심지어는 오물이 묻어 참을 수 없는 악취가 나는 곳 또한 있다. 신발을 신은 채로 좌석을 뛰어다니는 아이들, 흙이 묻은 등산화를 그대로 좌석 위에 올려 다리를 뻗고 앉는 사람들 등 지하철을 타면 각양각색의 비매너 행동을 보이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지하철 의자 대부분이 헝겊으로 되어있다는 점이 그 심각성을 가중시키는 듯 하다.
얼마전, 한 언론사 취재진이 1호선부터 9고선까지 모든 노선에서 헝겊 의자가 설치된 전동차를 무작위로 타고 실험을 해본 결과, 모든 노선 헝겊 의자에서 시멘트 빛 먼지가 휘날렸고, 진드기가 아주 많이 서식하는 것으로 검출됐다고 한다. 진드기 뿐 아니라 오염도 또한 심각했다. 서울역 공중화장실 변기 두 배가량 더 더럽다는 결과가 나온 것이다.
 하지만 철제 의자의 경우에는 달랐다. 같은 실험을 해보았지만 철제의자의 경우에 진드기는 당연히 존재하지 않았고 먼지 또한 눈에 띄지 않았다고 한다. 오염도 또한 가정집에서 쓰는 물건을 갓 살균했을때의 수치 정도로 측정됐다고 한다.
 철제의자의 경우 혹여 누군가가 오물을 묻혔거나 더러워졌다고 해도 금방 씻어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헝겊의자의 경우에는 음료수만 살짝 흘려도 얼룰덜룩 땟자국이 남기 마련이다. 그만큼 오염에 취약한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면 위생관리는 과연 잘 되고 있을까.
 물론 코레일과 서울 메트로 측에서도 한달에 한 번 꼴로 지하철 의자 청소를 하고있다고 한다. 스팀청소와 살균 청소를 구석구석 깨끗이 하기도 하고, 바닥에는 살충제를, 연막 소독까지 하지만 이중 삼중 청소를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진드기는 청소직후에도 검출이 되었다. 스팀 청소를 하면 진드기가 죽지만 그 사체와 배설물, 알 등은 그대로 남아 부화하면서 또 진드기가 생기는 것이다. 이 사체와 배설물 만으로도 사람들의 건강은 충분히 위협을 받고, 우리 호흡기로 들어오며 각족 비염, 천식, 차토피 등 알레르기 질환을 일으킨다고 한다.

 전세계 지하철을 살펴보면 플라스틱이나 철로 된 의자가 훨씬 많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2003년 대구 지하철 화재 참사 이후 불에 타지 않는 철제 의자로 모두 바꿨다. 하지만 그 후 승객들의 불편하다는 민원이 끊이지 않아 어느 순간 다시 헝겊 의자로 바뀌게 됐다. 민원을 받아들여 헝겊을 씌웠지만 이번에는 위생에 빨간 불이 켜진 것이다.
 승객들의 불평불만으로 인해 바꾸기는 했지만 위생상태가 수면으로 올랐으니 관련 기관 입장에서도 어느 장단에 발을 맞추어야 할지 당황스러울 것 같다. 하지만 이렇게 위생실태가 드러난 만큼, 하루빨리 철제의자로 다시 교체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딱딱하고 미끄럽다는  불편함은 있겠지만 보다 깨끗한 위생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더 올바른 선택이 아닐까 생각된다.
 뿐만 아니라, 지하철을 타는 우리들의 태도에도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의 대중교통은 세계 자랑거리라고 할 만큼 잘 되어있지만, 이를 이용하는 우리의 시민의식은 가히 세계 최하위가 아닐까 생각된다. 대중교통은 혼자만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누구든지 사용할 수 있는 공공의 시설이다. 자신의 행동으로 인해 다른 사람이 피해를 받을 수 도 있다는 생각을 항상 염두해 두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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