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13. 10. 02.
‘전투경찰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나...’
정병인 전의경회 중앙회장, “새 조직 구성 한다”
1971년 창설된 후 42년간 대간첩작전과 각종 시위현장에서 활동해온 전투경찰이 지난 달 25일 마지막 기수의 합동전역식과 함께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이날 오후 경찰청 대강당에서 이성한 경찰청장을 비롯한 경찰 지휘부와 정진석 국회사무총장(전경 118기), 권오을 전 국회의원(전경 51기), 구재태 경우회장 등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전경 마지막 기수인 3211기 183명의 합동전역식을 마치고 난 정병인 전의경회중앙회장(62세)의 감회는 남다르다.
특히, 전경 2기로 입대한 정 회장은 “창설 당시만 해도 후방지역 해안 경계 등 대간첩 업무가 주 임무로 국가안보에 주요한 역할을 해왔다”고 설명했다.
실제 간첩과 맞닥뜨리기도 해 1975년 전북고창 해변에 나타난 무장간첩과 교전해 전경 3명이 사망하는 등 1970년대엔 총11명의 전경이 전사하기도 했다.
정병인 회장은 “그래도 초기 전경은 인기가 좋았다”며 “1971년 입대 당시만 해도 새로운 군복무제도에 관심을 보인 지원자들이 대거 몰려 경쟁률이 18대1에 달하기도 했다”고 강조했다.
정병인 회장은 전남 장흥의 해안초소에 배치를 받아 34개월간 이 일대 해안경비와 간첩선 의심선박을 가려내는 임무를 수행했다.
전경이 시위진압에 투입된 건 1980년 관련법이 개정돼 치안업무 보조가 전경임무에 포함되면서부터다.
학생운동이 거셨던 1980년대 대학생들의 반정부 집회시위 때면 젊은 학생들과 또래 전경들이 대치하는 불행한 모습들이 연출되기도 했다.
시위 진압과정에서 전경이 숨지거나 다치는 사례도 많았다. 지난 1989년 5월 사복경찰을 인질로 잡고 시위 중이던 학생들이 경찰의 진입을 막기 위해 던진 화염병이 화재로 번져 경찰관 7명이 사망한 부산동의대 사태가 대표적이다.
1981년 8월부터는 국방부 요구에 따라 전경 선발방식이 기존 지원제에서 군입대 현역병 중 무작위로 차출하는 방식으로 변경됐다. 이듬해말 의무경찰 제도가 신설되어 집회·시위 대응업무는 원칙적으로 기동대에 배치된 의경이 담당하도록 변경했지만 불안한 시국상황 탓에 전경의 주업무는 집회·시위 대응관리였다.
의경과 혼재된 채 운영되던 전경제도는 군입대자수가 줄면서 2007년부터 점차 축소되고 2012년 1월이후 전경차출이 중단됐다. 이번에 전역한 전경들도 2011년 12월 입대한 마지막 전경들이다.
아울러 도봉구 지역에서 시의원 3선을 역임한 정병인 회장은 현재 전국 14개 시,도회가 조직되어 있지만 전의경 출신자들의 회원가입을 통해 각 자치경찰서 단위로 전의경회를 새롭게 조직해 사회통합과 치안협력에 적극 참여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 중이다. 그 시작은 정 회장이 거주하고 있는 도봉구를 비롯해 인근 강북구와 노원구 등지에서 시작됐으면 하는 바램이다.
정 회장은 “비록 전경제도는 폐지되지만 나라의 부름을 받고 치안 역군으로 복무하며 그 사명을 다해왔던 전국 69만여명의 전의경 출신들을 영원히 기억할 것”이라며 “이제 동지애를 결속시켜 회원 상호간의 친목도모와 조국의 평화적 통일·자유수호, 그리고 치안협력과 지역사회에 대한 봉사의 목적으로 새롭게 조직을 구성하는 데 적극 참여해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정병인 회장은 대한민국 전·의경재향경우회 전·의경 전역자를 찾고 있는중이다. 문의 02)2231-2146 중앙본부로 연락하면 가입이 가능하다.
유영일 기자
대한민국전의경재향경우회
전의경 전역자를 찾습니다.
연락처 중앙본부 ☎ 02-2231-21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