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13. 11. 26.
스마트컨슈머에서 블랙컨슈머로
김선진 기자
제품을 구매 할 때나 사용시 이것저것 따져보고 꼼꼼히 살펴서 제조사나 판매사의 물건 값에 대해 소비자의 권리를 충분히 누리는 계층을 스마트컨슈머라고 부른다.
뭐든지 지나치면 과하다고 했던가? 얼마전 국외선 비즈니스 좌석을 예약한 손님이 자기자리에 앉지 못하고 이코노믹 좌석에서 앉은 해프닝이 있었다.
비행기를 몇 번 이용해본 사람이라면 비행기 요금 체계가 사람 기준으로 성인 유아 영아 3종류가 있다. 만2세 이하 영아라면 요금이 면제되며 보호자 옆좌석에 앉힐 수 있다고 항공기 이용 약관에 명시되어 있어 보통 좌석이 여유가 있어서 그 자리 손님께 양해를 구한 뒤에 옆자리를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영아의 보호자는 항공기 약관을 근거로 탑승 승무원들이 무릎 끓고 사정을 해도 양보를 안 해서 좌석의 주인은 결국 남은 이코노믹 좌석에
앉아 목적지까지 간 것이다.
이 정도면 스마트컨슈머가 아니라 블랙컨슈머 수준이다. 일부 동남아 휴양지나 호텔은 아예 한국인 출입 금지라는 푯말이 붙어 있을 정도다.
요즘은 살기가 좋아져 누구나 자유롭게 해외여행을 다닌다. 그래도 효도 단체 관광이 아닌
개인적으로 해외여행을 다니고 구매한 제품에 대해 꼼꼼히 따질 정도면 기본적으로 지식이나 교양이 어느 정도 갖춰줬다고 생각한다.
우리사회는 기본적으로 나 자신이 조금씩 양보해야 둥글둥글하게 잘 돌아간다.
남이야 어찌되든 말든 상관없다는 개인주의가 만연하면 그 사회나 국가는 결국 붕괴되고 만다. 민생법안은 내 팽개치고 평행선을 달리는 정치권이나 낼 모레 부도가 날 것을 미리 알면서도 수십 수백억씩 빼돌리는 기업체 대표들, 엄청난 세금을 내지 않고도 호화롭게 살아가는 사람들, 그런 부류들을 너무나도 자주 보면서 살아가는 우리 국민들이 스마트컨슈머에서 블랙컨슈머로 옮겨 가는 것이 결코 부자연스럽지는 않게 느껴진다.
노블리스 오블리제라 했던가? 평생을 어렵게 살고도 몇 천만원 몇 억씩 사회에 기부하고 생을 정리하는 소시민들. 자식들에게 유산의 5%, 3%만 남겨주고 몽땅 기부하는 ‘진짜 부자들’ 이런 분들의 기사나 내용이 신문 방송에 도배를 하면 앞으로 커나가는 우리 후배들은 결코 블랙컨슈머가 되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