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13. 12. 18.
‘안녕들 하십니까?’
김가영 기자
‘안녕들 하십니까’
이번 주를 가장 뜨겁게 달구었던 한 마디가 아닐까 싶다.
사태는 지난 10일 고려대학교에서 시작됐다. 고려대 한 재학생이 학내 게시판에 철도 민영화에 반대하는 철도노동자들이 대거 직위 해제되는 사태를 소개하며 모두들 안녕하신지 모르겠다며 대자보를 붙인 바 있다. 이 ‘안녕들 하십니까’ 대자보의 반향은 생각보다 크게 일어났다. 가장 먼저 반응을 보인 것은 대학가였다. 이화여대, 서강대, 성균관대 등 전국 각지 대학가들이 이에 응답하는 대자보를 붙이기 시작했고, 심지어 고교생들까지 이에 동참을 하고 있다. 대한의사협회 등도 지난 15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공원에서 ‘의료제도 바로 세우기 전국 의사궐기대회’를 열고 원격의료 중단, 의약분업 폐지, 일방적인 보건의료서비스 영리화 반대 등을 주장하는 등 대한민국 곳곳이 떠들썩하다.
무엇이 문제인 것이기에 이렇게 학생들이 일어나기 시작한 것일까.
박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국민의 뜻에 반하는 민영화는 추진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지만, 현재 정부의 움직임은 심상치 않은 듯 보인다. 국토교통부는 자회사의 수서발 KTX 분리를 추진하고 있으며, 기획재정부는 영리 병원과 각종 규제로 대변되는 의료 산업 활성화를, 거기에 더불어 이제 가스 민영화법(도시가스사업법 개정안)을 내놓고 있다. 뿐만 아니라 수자원공사를 통해 상수도를 민간에 위탁하려는 움직임에 인천공항의 민영화 움직임 또한 보이고 있으니 이를 지켜보는 국민들의 심정은 답답할 수밖에 없다.
철도, 의료, 가스, 수도 등이 민영화가 되면 어떻게 될까. 말 그대로 국가가 아닌 사기업이 이를 운영하게 된다면, 가격은 올라가고 ‘부’한 사람들 만 더 편해지는, 빈익부 부익부 현상이 더 극심하게 일어나게 될 것이다.
특히나 사회 문제에 조용한 태도를 보이던 대학생들이 관심을 보였다는 데서 이번 대자보 사건은 그 의의가 더 큰 것 같다. 항상 뒤에서 지켜보고 침묵하던 학생들이 나서기 시작했다. 어떻게 보면 개인화되고 은연중 침묵을 강요하는 듯 한 사회 속에서 살면서 기성세대들은 개인의 힘으로는 아무것도 바꿀 수 없다는 한계를 느끼고 우리는 항상 침묵하며 살아왔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제는 우리들이 정치에 보다 더 관심을 가지고 잘못된 것은 올바르게 고쳐지도록 요구할 것은 요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번 일을 계기로 우리 모두가 정치에 관해서는 항상 소심하고 한 발짝 뒤로 물러나 방관하기만 한 것은 아닌지 한 번 쯤은 반성해 봐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이제는 개개인의 안녕을 위한 것이 아닌, 우리 모두의 안녕을 위해 생각할 때이다. 우리 사회가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 우리 모두를 위한 일인지, 어떻게 하면 모두 살기 좋은 나라로 나아갈 수 있는지 이제는 다 같이 고민해봐야 할 때인 것 같다.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안녕하는 날이 오길 바란다.